H형강 시장의 방향성이 엇갈리는 중이다. 불과 몇 만 원의 격차를 두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대형 생산업체가 11월 판매가를 115만원으로 책정하고 전월 판매분에 대해 '원칙 마감'을 단행했지만, 유통 시세는 여전히 110만 원 이하에서 맴돈다. 격차가 줄어들 기미도 현재로썬 보이지 않는다.표면적으로는 가격 주도권을 둘러싼 제강업계와 유통업계 간의 갈등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 싸움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생산원가 구조의 차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제강업체 간에도 목표 가격이 다르다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23일 폐막했다. 앞서 3중전회가 예상보다 늦게 열리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5개년 계획을 주요 의제로 삼게 됐다. 이번 회의는 미중 갈등과 글로벌 무역마찰, 내수 부진 등 각종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열린 만큼, 중국이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금번 회의에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건의안(초안)이 통과됐으며, 폐막 직후 일부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초안 전문은 일주일 내로 발표될 예정이고,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
한국 철강 산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논의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도의 ‘철강산업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가 이달 중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결과는 한국 철강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가늠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한국 철강산업은 지금 변곡점 위에 서 있다. 세계적 공급 과잉 속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와 일본의 보조금 경쟁이 거세지고,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세이프가드 강화, 미국의 고율 관세까지 겹쳤다. 사방이 막혀 있다. 여기에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늘어난 에너지 비
강관 업계가 오랜 관성을 깨고 변화의 물결에 몸을 실었다. 단일 품목 생산에 집중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모듈러·중공철근·빌트업빔 등으로 생산 영역을 과감하게 확장하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품군 확대가 아니라, 급변하는 산업 구조와 시장 흐름을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지난 3년간 기자가 겪은 강관 산업 현장을 되짚어보면, 최근 1년 사이 변화의 속도는 매우 급진적이었다. 강관 단일 품목에 머물렀던 시대는 가고, 모듈러·중공철근·빌트업빔 등으로 사업 보폭을 과감하게 옮기며 기존의 고정관념을
매일 아침, 철근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스마트폰에는 어김없이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오늘 철근 단가 000원/kg’, ‘00제강사 제품 가능합니다’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공유되는 이 메시지는 단순한 가격 정보가 아니라, 철근 시장의 심리를 주도하는 강력한 시그널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정보 공유는 이제 일상화된 영업 방식이자, 공급자와 수요자 간 실시간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문제는 그 과정이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일부 채널을 통해 과도하게 확대 재생산되며 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메신
올해 중국 철강업계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단연 '감산'이다. 세계 최대 조강 생산국인 중국이 대규모 감산에 나설 경우 국내 시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내 철강업계도 감산 여부와 강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감산이 이슈로 떠오른 건 지난 3월부터다. 3월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철강업계의 감산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7월 ‘반내권(反内卷)’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본격적인 감산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반내권 정책은 무분별한 저가 경쟁을 억제하고, 낙후 설비를 퇴출하는 내용을 담
철 스크랩 시장에서 8월은 통상 9월 건설 성수기 초입을 앞둔 시기다. 이 시기에는 제품 출하가 7·8월보다 늘고 위축됐던 제강사들의 생산도 확대된다. 이에 원료인 철 스크랩 가격이 오르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성수기를 앞두고 원료를 선제 확보하려는 매입 경쟁이 활발해지는 것도 특징이다.그러나 최근, 시공능력평가 전국 7위(2024년 기준)에 오른 포스코이앤씨(1군 대형 종합건설사)가 안전사고로 면허취소 검토 대상이 되면서 전국 주요 현장이 멈추거나 경직된 상황으로 파악된다. 해당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액은 9조 1,125억 원에 달
지난 4월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과 28~38% 잠정 덤핑방지관세 부과 이후 시장의 판도는 확실히 바뀌었다. 건설 등 실수요 및 유통향 중국산 물량은 사실상 중단됐다.흥미로운 점은 선급 후판은 여전히 보세창고를 통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역업체들이 중국산을 대체할 일본,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공급국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며, 원가 절감을 위한 경제적 판단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 같은 선례는 열연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무
정부가 4일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에서 건설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2조 7,000억 원에 그쳤다. 전체 추경 규모가 31조 8,0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 투자 지원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이에 국내 강관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관 연간 내수 수요는 약 285만 톤 이지만, 올해는 이보다 소폭 낮을 것으로 업계는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그나마 배관재 업계는 비교적 수익성이 나은 편이지만, 구조관 업계는 만성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어려움을 이어가고 있다.신정부 출범 이후 건설 경기 부
국내 스테인리스 업계가 최근 2년간 겪고 있는 침체는 단순히 ‘불황’이라는 표현으로는 설명이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기준 스테인리스 냉연의 명목소비는 100만 톤을 겨우 웃도는 수준으로, 이마저도 40%는 수입재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 판매량만 놓고 보면 시장 자체가 상당히 위축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들어오는 저가재를 막기 위해 반덤핑이라는 최소한의 방어막을 쳐놨지만, 결과는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분기별 최저가격 기준선을 두고 가격이 오르내리는 사이, 연간 30만 톤에 가
철 스크랩 시장에서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몇 가지 원칙들이 변하고 있다. 킬로그램당 10~20원 차이에도 민감하던 거래 관행은 이제 제강사마다 30원 이상씩 가격 차를 두는가 하면, 그 기준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누군가가 가격을 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각자가 시장 상황을 읽고 결정하는 구조로 바뀌는 중이다. 고정된 단가표도, 무조건적인 납품처에 얽매인게 아닌 실시간 조건에 따라 거래가 이뤄지는, 말 그대로 시장다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이런 변화는 1사1구좌라는 오랜 관행 이완에서도 드러난다. 과거에는 하나의 구좌를 가진 업체가 한
한국 철강업계는 지금 저가 중국산 막기에 한창이다. 중국산 열연과 후판이 국내 철강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며 반덤핑(AD) 제소에 나섰고, 이제는 봉강까지 AD 제소를 준비 중이다. ‘산업의 쌀’인 철강산업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처사다.그런데 이번 중국 출장에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고급재도 남아돌아요. 공급과잉이 심각합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만 문제인 줄 알았는데, 고급 철강재도 공급과잉이 심각하다니 섬뜩했다. 대표적인 게 전기강판이다. 중국은 전기강판 분야에서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최근 조달청이 철근의 공공 조달 방식을 기존 ‘희망수량입찰방식’에서 ‘다수공급자계약(MAS, Multiple Award Schedule)’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업계가 술렁이고 있다.조달청의 철학은 분명하다. 경제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한 조달을 통해 정부 정책사업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 원칙이 ‘철근’이라는 품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게 맞는 걸까?철근은 다르다. 시장은 이미 성숙해 있고, 수요보다 공급이 과도하다. 지난해 국내 철근 생산능력(케파)은 약 1,300만 톤에
최근 무역위의 중국산·일본산 열연에 대한 AD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내 업계는 향후 강관 완제품의 수입 급증 가능성 및 이에 따른 원산지 표시 의무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5월~7월경 발표 예정인 무역위의 열연 AD 예비판정 결과를 앞두고, 탄소강 강관 업계는 이번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열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업계는 AD 긍정 판정시 국산 열연 가격 상승 가능성과 함께 강관 제품의 단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수입 열연 AD 조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건설하기로 한 전기로 기반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에 포스코가 참여한다. 국내 철강 양대 기업이 손을 맞잡는 대형 합작투자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특히. 이번 투자는 포스코가 그간 고수해온 ‘경영권 확보 전제’라는 투자 기조와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미국은 제강 단계부터 철강의 원산지를 따지는 통상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생산의 현지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미국은 고부가가치 시장이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관세
작년 7월 스테인리스 업계의 구조조정 바람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냉연업계의 구조조정과 공급 축소 움직임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우려도 있었지만, 수요절벽이라는 현실 앞에 큰 파장 없이 지나간 감도 없지 않았다. 당시 구조조정이 사업 철수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비용 절감이 목적이기도 했던 영향이다.그로부터 9개월.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수요는 잠잠하고, 공급은 넘친다. 구조조정은 한 차례 지나갔지만, 그 이후 뚜렷한 반등은 없었다. 오히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발 관세 쇼크까지 겹치며 비용 증가
철근 시장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수요는 빠르게 줄었고, 가격은 한계 원가 이하로 내려갔다. 출하는 끊기고, 유통은 손을 놓았다. 제강사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모두가 위기를 말하지만, 현장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위기의 본질은 여기 있다.요 근래 철근 시장에서는 감산 얘기가 끊이지 않는 중이다. 다들 감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곳은 드물다. “누군가 먼저 감산하면 나머지는 점유율을 늘릴 기회로 본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감산은 공감대가 아니라 경쟁의 도구가 된 듯 보이기도 한다.무엇보다 시장
요즘 국내 철강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저가 중국산이다. 저가 중국산이 국내시장을 교란한다며 반덤핑(AD) 조치를 통해 이를 막아내려 하고 있다. 가뜩이나 내수 침체로 어려운 국내 철강업계에 저가 중국산이 판을 치면서 이를 막느냐, 못 막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건 문제가 됐다.하지만 요즘 중국 철강업계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우리 철강업계가 저가 중국산을 방어하는 데만 급급한 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 최근 중국 철강산업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구조적 전환을 생각보다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올 초 중국 철강
철 스크랩 시장이 성수기 초입을 앞두고 혼란스럽다.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매입가 인하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단순한 가격 변동보다 시선이 가는 점은 특별구매가 계속 연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별구매란 테이블 가격 외에 추가금을 지급해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원래는 수급 조정을 위한 한시적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특별구매가 반복되면서 시장 가격 체계가 테이블 가격만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공급사들은 보다 유리한 조건을 기대하는 한편,
최근 미국발 무역장벽은 강화되고 에너지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강관 산업 특성상 우리 업계는 미국발 정책에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한국 강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신규 시장 개척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힘을 실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된다.지난 2~3년을 회고하면 한국 강관 산업은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됐다. 불황은 해소되지 않고 내수에선 업계 간 과잉 경쟁과 설비 증강, 수출에선 각국 강관사들의 제품 판매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강관 업계는 수출의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