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요로 하는 철근을 민간시장이 아닌 별도의 시장에서 정부가 직접 구매하는 것을 관수철근제도이라고 한다. 고도성장기 철근수요는 늘어나는데 철근생산과 공급이 부족하여 안정적인 철근확보가 쉽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철근을 조달청을 통해 사전에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제도이다.고도성장기 정부가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많이 하면서 생긴 제도다. 안정적인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위해서는 철근의 안정적인 확보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철근시장 상황은 많이 다르다. 국내시장에서 철근이 남아돌고, 의지만 있으
해마다 이맘때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경기가 언제쯤 회복될 것인지 여부다. 올해처럼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궁금증이 많을 수밖에 없다.내년에는 확실하게 경기가 호전될까? 잔인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희망사항일 뿐이다. 지금의 어려움은 복합불황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미-중 패권경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환경과 관련한 글로벌 규제가 외적 요인이라면 노무 안전, 공정거래 강화, 인구감소와 산업구조 재편에 따른 수요 감소, 저가 수입재와의 힘겨운 경쟁은 내부 요인이라 할 수 있다.이중에서 우리의 노력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지난 주 11월 4일 정부가 드디어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본 방안에는 설비조정, 통상대응, 고부가∙저탄소, 상생협력의 4가지를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을 담고 있다. 이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 국내 철강산업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종합 대책이라 할만하다. 금년 1월부터 민관합동으로 T/F를 결성하여 추진할 당시만 하더라도 지난 6월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4개월 이상 늦어졌다. 그만큼 한국 철강산업이 처한 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했고, 그 원인도 매우 복잡했으며 이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철강 유통업계의 구조적 취약성이 뚜렷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철강사와 수요산업 사이에서 가격과 재고를 완충하는 ‘중간 Buffer’ 역할만으로도 시장 내 입지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최근 내수 수요 위축과 수입재 공세, 직거래 확산이 겹치면서 단순 유통 중심 구조로는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국내 유통시장은 이미 정점이던 2,000만 톤대 거래 규모에서 최근 1,300만 톤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건설 경기 침체와 조선·자동차 등 주요 수요산업의 부진, 그리고 중국·일
직장인이면 1~2년에 한 번씩 건강 검진을 받는다. 건강 검진의 기본 중의 기본이 피 검사다. 돈을 조금 더 지불하면 피 검사만으로도 90여가지 질환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자본주의 시장경제에도 피 검사 같은 것이 있다. 바로 가격이다. 정부는 주가나 부동산 가격을 보면서 과열과 침체를 판단하고 정책을 짜고, 철강사들은 제품 가격을 보면서 장단기 대응전략을 마련한다.그런 점에서 가격은 시장 진단과 대응의 가장 기본적 지표다. 장치산업인 철강산업에서 가격 관리야 말로 철강사의 수익과 미래를 좌우한다. 그렇다면 가격으로 본 철근 시장
필자가 처음 중국 철강사를 방문했던 것은 90년대 중반이다. 당시 연합철강이 우시(無錫)에 냉연공장 준공을 하면서 대리점 사장단을 초청, 준공식을 가졌는데, 논 한가운데 호텔이 있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런 우시는 지금 인구 750만명에 정밀기계와 자동차 부품 및 모빌리티 관련 산업의 중점 도시(클러스터)로 변모했다. 중국내 최대 STS 유통시장이 자리잡은 곳이기도 하다.비단 우시뿐 만이 아니다. 중국의 주요 도시는 지난 몇 년 동안 위치와 인구, 교통망, 기존산업과의 관계를 감안한 산업별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 철강의 경우 전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강도시로는 포항 당진 광양이 있다. 이들 도시는 특정 산업인 철강과 함께 성장해온 철강도시들이다. 탈철강의 시대에 철강산업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철강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들 철강도시의 미래도 흔들리고 있다. 철강도시의 운명도 철강산업의 미래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철강산업에 의존하여 성장해온 철강도시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이런 상황에서 철강도시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철강을 다시 살릴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산업으로 대체할 것
정부의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6월에 발표하겠다던 계획이 9월이 다 지나가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10월 중 발표할 것이라는 말이 들린다. 이 와중에 국회에서는 지난 8월 4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 소위 ‘K-steel 법’을 발의하였고, 산업통상자원부도 8월 28일 국내 최초의 철강산업도시인 포항시를 2027년 8월27일까지 2년 동안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다고 공고했다. 국내철강산업을 위한 기본계획이라 할 수 있는 경쟁력
현정부는 새로운 산업인 인공지능(AI)에 사활을 걸고 있다. 1970년대 철강산업을 두고 우리정부가 그랬듯이 모든 역량을 인공지능에 집중 투입하는 모습이다. 신산업정책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철강은 대표적인 사양산업의 하나로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한국 철강산업은 벼랑 끝에 서서 마지막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철강업계는 이미 탈철강의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1970년대에는 철강산업에 투자의 우선순위를 둠으로써 공업화가 가능했다. 이런 접근방법은 2025년 현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의 산업화에도 마찬가지로
CBAM과 탄소비용 현실화'26년 1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 된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배출량을 보고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앞으로는 수출기업의 경우, 제품에 내재된 탄소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제출해야 한다. 이는 곧 ‘탄소비용’이 현실화된다는 뜻이다. 흔히 제조업체의 문제로만 인식 되지만, 철강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국내외에 유통하는 유통업계 또한 이 파고를 결코 비켜가기 어렵다.그린스틸 수요와 철강사 대응현재의 생산 공정과 조업 기술을 감안할 때, 공급망(Supply Chai
탁상공론이다!현대제철의 철근 사전 주문제에 대해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유통업체들은 건설사의 철근 소비가 예상이 안되는 상황에서 사전 주문하라는 것은 지나치게 생산자 입장을 강조한 것이고, 시장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한다.지난 20여년간 철근 시장을 지켜본 취재 기자의 짧은 지식으로도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에 반박이 어렵다.그런데 현대제철은 왜 이런 ‘욕 먹을 정책’을 발표했을까? 도대체 왜!우리는 현대제철의 정책을 비판하기에 앞서 몇가지 짚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현대제철은 1) 왜 “사전 주문제
얼마전 부산의 유통업체가 부도가 났다는 소식에 이어 수도권 수입유통업체가 사업을 철수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두 곳 모두 필자도 알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거니와 오랜 역사를 가진 업체였다는 점에서 놀라움이 컸다. 따지고 보면 유통의 부도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필자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법적 정리로 보지 않는다. 즉 기존 성장방식의 한계가 임계치에 온 것으로 본다.아시안게임과 88 서울 올림픽을 거치면서 한국 철강재 시장 규모도 급속하게 커졌다. 시장 규모가 커질 때에는 대리점 자격을 얻는 것이 곧 매출과 이익의 보증수표였다. 4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가 2025년 8월 13일 향후 5년간 국가운영의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경제분야에서 가장 강조되는 단어는 진짜성장이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이나 모방을 통한 가짜성장, 일시적인 반짝성장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공정한 성장, 모두의 성장잠재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진짜성장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지금 한국 경제는 저성장과 불균형의 늪으로 빠져 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진짜성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재명 정부의 진짜성장이 우리나라 철강산업에는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생각해보자.우리나라 철강산업의
포항은 한국 철강산업의 1번지이자 한국 산업화의 상징이다. 한국 경제는 포항에서부터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포항을 빼 놓고 결코 한국 경제발전사를 논할 수 없다. 포항에서 생산된 철강이 없었다면 어떻게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조선, 가전 산업이 존재할 수 있었으며, 그 많은 공장과 아파트, 고속도로 어떻게 건설할 수 있었겠는가? 지난 50년간 포항은 소리 없이 묵묵히 한국 경제를 바꾸어 왔던 것이다.이랬던 포항에서 고통의 신음 소리가 들리고 있다. 가동 중단, 설비 폐쇄와 같은 이전에는 결코 들어볼 수 없었던, 결코 일어나지
최근 수년간 전기요금 인상이 주로 산업용 전력에 집중되면서, 국내 철강산업은 통상 압력과 글로벌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의 구조적 위기에 더해 에너지 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생존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다. 특히 고정비 비중이 높은 전기로 제강 구조의 특성상, 전기요금의 변동은 철강기업의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요 국가와의 전기요금 수준 및 정책을 비교한 결과, 한국 철강업계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에너지 비용 구조 속에서 글로벌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산업용 전기요금, 3년간 81% 상승… 고정비 압박
국내 철강산업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은 이제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당장 대형 철강사가 부도가 났다 하더라도 전혀 놀랍지 않다.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철강산업 위기가 지역 위기 나아가 국가 전체 경제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어제(8월 4일) 어기구 의원과 이상휘 의원이 주도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 소위 ‘K-steel 법’이 공식 발의되었다.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철강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또한
# 제강사와 스크랩 업계의 화재 리스크, 이제는 ‘외양간’부터 고쳐야 한다리튬 이온 배터리 탓에 제강사와 스크랩 업계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 4월 부산의 한 제강사 야드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발화해 29시간 만에 진화되는 대형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화재가 전국 곳곳의 스크랩 야드에서 연이어 발생하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제강사들은 스크랩 납품 시 리튬 이온 배터리 반입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감량이나 퇴송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제강사로선 어쩔 수 없는
한국이 첫 조선 수주를 한 것은 1972년이다. 500원짜리 지폐를 보여주며 이렇게 만들겠다고 하면서 수주를 했다는 정주영 회장의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이렇게 시작한 한국의 조선업은 1999년 상반기, 마침내 일본을 제치고 수주기준으로 세계 1위에 올라 2000년 중반까지 전세계 No 1자리를 지킨다. 올 1~7월 누계 수주도 중국을 제치고 1위 탈환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한국의 조선업은 명실공히 상업용 선박에서 군함, 잠수함에 이르기까지, 또 설계에서 건조에 이르는 전공정과 원료, 부품, 운영에 필요한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지난 7월 4일 신정부의 추경예산이 국회에서 의결 확정되었다. 추경규모는 31.8조원으로 당초 정부가 신청했던 30.5조에서 1.3조가 증액되었다. 그리고 정부는 “경기 진작, 민생 안정을 위한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경제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기 위해 확정된 예산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정부가 들어서고 국내 철강업계는 추경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철강 내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작년에 5천만 톤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도 끝을 모를 정도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이 사업부제를 해체하고 기능중심의 조직으로 전환하는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러한 현대제철 조직개편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철강회사가 조직을 사업부 중심으로 할 것인가 기능중심으로 할 것인가는 중요한 선택이다. 사업부 중심은 철근사업부 형강사업부 냉연사업부와 같이 생산중심 공장중심으로 나누는 것이다. 기능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다는 것은 철강사가 필요로 하는 구매 생산 판매 등 다양한 기능별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장기에는 사업부 중심 조직을 유지하다가 성숙기를 지나거나 불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