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매일 아침, 철근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스마트폰에는 어김없이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오늘 철근 단가 000원/kg’, ‘00제강사 제품 가능합니다’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공유되는 이 메시지는 단순한 가격 정보가 아니라, 철근 시장의 심리를 주도하는 강력한 시그널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정보 공유는 이제 일상화된 영업 방식이자, 공급자와 수요자 간 실시간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그 과정이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일부 채널을 통해 과도하게 확대 재생산되며 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메신저 최저가 경쟁’이 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특정 업체가 제시하는 저가 물량이 시장 전체의 기준가격처럼 인식되며, 기존의 유통망과 가격 질서가 무너지는 사례도 왕왕 발생한다.

마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국이다. 제한된 일부 물량이 시장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고, 정상적인 가격 정립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특히, 철근 수요가 둔화되고 판매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최저가 메시지가 갖는 파급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영업 방식이 시장 원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수요가 줄고, 재고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판매자가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 반응이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철근 가격이 보다 현실화되고, 유통의 효율성이 제고될 가능성도 있다.

이 지점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언론은 단순히 가격을 보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영업 행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그것이 어떤 구조적 배경 속에서 작동하는지 분석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특정 가격이 왜 나왔는지, 그 가격이 실제 수급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진단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다양한 주체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찾기 어려운 시기일수록, 언론은 정보를 독점하기보다 공정한 해석과 맥락을 짚어주는 조정자로 기능해야 한다.

철근 시장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정보 경쟁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한 줄 메시지가 시장을 흔드는 현실 속에서, 언론은 소음을 걷어내고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어깨가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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