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증평군 도안면.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윤준에스티 증평공장은 대지면적만 58,884㎡(약 1만 8,000평)에 달하는 대규모 철강 가공 시설이다. 공장 4개동, 기술연구소, 사무동, 그리고 2개의 야적장까지 갖춘 이곳은 2024년 12월 준공된 최신 설비로, 흙막이 가시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윤준에스티의 야심찬 미래가 담겨 있었다.

포스코와 공동 개발한 특허 기술 'HPS 공법'
윤준에스티는 2015년 김태수 대표가 창업한 회사로, 올해로 만 10년을 맞이했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HPS 공법'이라는 특허 기술이다. HPS는 'High Performance Steel(고성능 강재)'의 약자로, 건설 현장에서 땅을 팔 때 양옆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가로로 지지해주는 흙막이 가시설 지보재다.

HPS 공법의 핵심은 H형강과 파이프의 장점을 결합한 복합 구조에 있다. 파이프는 폐단면 구조로 압축력이 강하지만 다른 부재와 연결하기 어렵고, H형강은 개방형 단면으로 접합은 용이하지만 비틀림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HPS는 파이프에 H형강의 플레이트를 붙여 압축력과 개방형 성질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실험 강도는 경쟁사 대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상용화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윤준에스티는 누적 200건 이상의 현장 실적을 쌓았으며, 국내 10대 건설사 대부분과 거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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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 서비스로 품질 관리
윤준에스티의 또 다른 강점은 설계-영업-제작-시공-사후관리를 모두 직접 수행하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다.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통해 설계사에 기술 영업을 하고, 설계 단계에서 HPS 공법을 스펙에 반영한다. 시공사가 선정되면 윤준에스티가 직접 임대와 시공을 담당한다.

김 대표는 직접 시공을 고집하는 이유로 품질 관리를 꼽았다. "품질 관리를 남이 하면 안 돼요. 저희가 직접 해야지 품질 관리가 되기 때문이죠."

현장에서 미비한 부분이 발생하면 즉각 대처하고 개선하는 것이 윤준에스티의 방식이다. 특허 공법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일 없이, 빠른 대응으로 신뢰를 쌓아왔다.

청주 2,300평에서 증평 1만 8,000평으로 대규모 확장
윤준에스티는 초기에는 외주 제작에 의존했지만, 사업이 확대되면서 직접 생산 체계로 전환했다. 2019년 청주에 2,3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해 보수·보강 작업을 시작했고, 곧 철판 가공까지 직접 하는 것이 원가 경쟁력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레이저 절단기 등 생산설비를 도입했다.

하지만 청주 공장은 곧 비좁아졌고, 김 대표는 대규모 투자를 결심했다. 2024년 12월, 증평에 1만 8,000평 규모의 신공장을 준공한 것이다. 레이저 절단기 3대, 로봇, 절곡기, 파이프 절단기 등 설비만 70~80억 원을 투자했다.

증평 공장은 A동(메인 공장), B동(빔 가공), C동(도장·쇼트), D동(물류·보수), E동(열처리·실험)으로 기능별로 최적화되어 있다. 원자재가 입고되면 완제품이 출고될 때까지 80~90% 이상의 공정을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다. 물건이 외부 업체를 오가며 발생하는 물류비용과 마진을 줄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증평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외주 업체가 가까워 관리의 편이성이 용이한 데다가 부산이든 광주든 전라도든, 전국 어디든 2~3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중부원의 지리적 이점이 전국 단위로 납품하는 윤준에스티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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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에서 업계 1위로···
흙막이 가시설 업계에는 대여섯 개의 경쟁사가 있다. 윤준에스티는 그중에서도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현재는 매출 규모와 시설 규모 모두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기술력과 품질 관리, 그리고 직접 생산 체계가 있다. 특히 증평 공장을 준공한 이후에는 업체들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도 늘었다.

한 곳에서 원자재 투입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자, 물류비용을 줄이고 싶은 업체들이 협업을 제안하는 것이다.

3만 2,000평 추가 부지 확보, 2026년 1,000억 원 매출 목표
윤준에스티의 확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증평 공장 건너편에 3만 2,000평 규모의 추가 부지를 확보했다. 차로 2~3분 거리에 위치해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새 공장은 기존 제품 외에 신규 개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포스코와의 R&D도 계속 진행 중이며,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만들 수 있는 거니까요."

김 대표의 말처럼, 윤준에스티는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매출 230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6년에는 1,0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단식 성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보다 내수 시장 집중... "아직 1%도 안 차지했다"
윤준에스티는 해외 진출보다는 내수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흙막이 시장 규모만 약 10조 원으로 추정되는데, H형강 외에 특허기술을 가지고서 흙막이 자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의 매출은 이제서야 1,000억 원 수준이다.

전체 흙막이 시장에서 윤준에스티의 점유율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해외로 나가기보다는 내수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기존 H형강 시장을 HPS로 대체하는 것이 당분간의 핵심 전략이다. 특히 지하안전특별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HPS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준에스티는 기존 거래처인 10대 건설사를 중심으로 기술영업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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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ain, No gain" 철학으로 성장
"No pain, No gain",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뜻으로, 윤준에스티의 지난 10년을 상징하는 문구다. 2015년 혼자서 시작한 회사가 10년 만에 업계 1위로 성장하고, 천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된 것은 김 대표와 임직원들의 노력, 그리고 확실한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증평공장을 나서며, HPS가 적용된 현장 사진들을 다시 한번 살펴봤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 건물을 지을 때 땅이 무너지지 않도록 가로로 지지해주는 그 제품들. 눈에 띄지 않지만, 안전한 건설 현장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었다.

윤준에스티는 "Total Solution for Ground Engineering"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반 솔루션 분야의 통합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앞으로 이 회사가 어떤 신제품을 개발하고,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기대가 되는 이유다.

 

[회사 개요]

- 회사명: ㈜윤준에스티
- 설립일: 2015년 4월 11일
- 본사/공장: 충청북도 증평군 도안면 원명로 15-12
- 서울사무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2안길 14, 4층
- 주요사업: 흙막이 가시설 설계·제작·시공, 철강재 가공
- 보유 특허: HPS 공법
- 공장 규모: 대지면적 58,884㎡, 연면적 13,914㎡
- 보유 면허: 토공사, 비계구조물해체, 철근콘크리트, 상하수도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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