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으로 위축된 봉형강 시장에 최근 다시금 사기거래가 기승을 부리며 업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단순하지만 교묘한 수법으로 유통현장을 노리는 이번 사기 행위는, 철강 유통업계의 신뢰를 해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 확인된 사기 수법은 과거 사례와 유사하다. 사기범들은 겉면에 녹만 슨 토목용 H형강 제품을 ‘정상 제품’이라며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고 접근한다.

제품 사진과 함께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구매를 유도한 뒤, 입금이 완료되면 “관공서에서 확인 중이다”, “배송이 지연된다”, “담당자가 부재 중이다”라는 식의 핑계로 물품 인도를 회피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수법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일부 시장 참여자들이 속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불황기에는 저가 제안이 더욱 설득력 있게 작용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사기 사례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실제 존재하는 업체의 명함이나 명칭을 도용한다는 점이다. 사기범들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유통업체의 명함을 제작해 유포하거나 유사 상호를 사용해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사자가 아닌 업체가 의심을 받는 등 부당한 2차 피해 위험이 제기되며, 나아가 업계 전반의 신뢰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봉형강 시장은 건설경기 위축과 수요 감소로 인해 전반적인 거래 규모가 축소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사기 사례가 다시 고개를 들면, 남아 있는 거래마저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실제 업계 내부에서는 사소한 불신이 전체 유통 구조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업계 차원의 자율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신규 거래처와의 거래 시에는 사업자 등록번호, 실물 재고 위치, 물류 이력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저가 제안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유관 단체가 사기 사례를 수집하고, 시장 참여자들에게 실시간으로 경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유통업체를 사칭한 사기범 명함.
실제 유통업체를 사칭한 사기범 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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