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주요 철강업체들은 자국내 철강 산업 보호와 이를 통한 건강한 철강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저가 철강 수입재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탄소강 후판에 이어 탄소강 열연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국씨엠 통상팀 박성민 팀장에게 이번 조치로 인해 예상되는 시장 변화와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동국씨엠 박성민 팀장은 이번 현대제철의 제소에 대해 최종 제품이 아닌 중간재이자 원재료인 열연을 제소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설명했다.
동국씨엠 박성민 팀장은 이번 현대제철의 제소에 대해 최종 제품이 아닌 중간재이자 원재료인 열연을 제소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설명했다.

 

“원자재인 열연 제소는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

동국씨엠 박성민 팀장은 이번 현대제철의 제소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국가적 차원의 대응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최종 제품이 아닌 중간재이자 원료로 사용되는 열연을 제소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인정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무엇보다 열연 판매 부진이 현대제철의 기업 생존에 문제를 발생한 원인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의 연간 열연 조강 생산량은 1,000만톤 수준, 이 가운데 내수 실수요로 공급되는 물량은 60만톤 수준에 불과하며 유통 전체를 포함한다 해도 연간 150만톤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나머지 대부분의 열연은 자동차용이나 냉연용 자가 사용 물량, 일부가 수출되고 있는 상황인만큼 전체의 10%에 불과한 내수 판매가 현대제철의 부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열연을 소재로 한 다른 제품 판매 부진이 원인이라면 이는 내부 경쟁력 문제일 뿐 이를 수입재 유입 문제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단입밀, 다양한 소재 공급선 확보 불가능해져”

박 팀장은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 측면에서도 이번 제소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원소재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가격만큼이나 공급망 단일화에 따른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22년 힌남노 사태를 겪으면서 공급망 다변화는 단압밀의 필수 생존 전략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우리나라 철강 산업이 수출로 먹고 사는 구조라는 점 역시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쟁력있는 원자재를 구매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번 AD 제소로 열연 가격이 상승할 경우 이로 인해 많은 수출업체들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결국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 역시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팀장은 “국내 열연에 대한 AD 제소가 진행되고 이에 따른 열연 가격 상승이 현실화 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부분은 수출업체들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철강은 생산량 대비 내수 소비량이 50~60% 수준에 지나지 않는, 수출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만약 수입산 열연에 고율의 AD 관세가 부과되고, 국내 열연 가격이 일정 부분 상승한다면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은 수익성이 극도로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AD 제소로 국내 열연 가격이 높아질 경우 단압밀을 포함한 국내산 열연 구매 업체들의 원자재 부담이 높아지는 반면 수출시장에서 이를 반영해 주는 것이 아닌 만큼 수출 업체들이 손실을 보고 팔거나 시장을 잃게 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국씨엠 박성민 팀장은 상공정부터 제소가 시작될 경우 하공정 시장의 가격 왜곡과 이로 인한 시장 잧ㅊ체의 붕괴 가능성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동국씨엠 박성민 팀장은 상공정부터 제소가 시작될 경우 하공정 시장의 가격 왜곡과 이로 인한 시장 잧ㅊ체의 붕괴 가능성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아연도 · 컬러 등 하공정 제품 제소 여부 검토”

더불어 AD 제소의 경우 대체로 하공정 완제품부터 시작돼 시장 정상화가 이뤄진 이후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공정부터 제소가 시작될 경우 하공정 시장의 가격 왜곡과 이로 인한 시장 자체의 붕괴 가능성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소로 하공정 제품인 아연도금이나 컬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많은 중소 및 중견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연도와 컬러강판 시장에서는 이미 상당기간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이 진행돼 시장의 30% 이상 수입산에 잠식된 상태라 할 수 있다. 상당수 국내 업체들이 원가 경쟁력에서 밀려나 판매를 포기하고 다른 시장을 개발하거나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제소로 국내 열연 수출길이 막힌 중국업체들이 하공정 시장 진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내 냉연도금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수밖에 없는 만큼 AD 제소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열연 가격 상승이 냉연도금재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아”

박성민 팀장은 열연가격 상승이 하공정 제품인 냉연도금재 가격 상승으로 반드시 연결되지 않는다는 시장 특성 역시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열연의 경우 어느 정도 제조업체들의 가격 통제권이 있는 제품이지만 하공정 제품인 냉연도금재의 경우 오른 열연 가격을 판매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결국 시장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냉연도금재와 컬러 등 하공정 제품의 경우 대형 자동차사나 가전사들의 가격 결정권이 강하고 건설 시장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이다보니 열연 가격 변동에 따른 납품가격 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입밀 입장, 무역위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

박성민 팀장은 이해 당사자로서 공청회나 기타 여러 방법으로 동국씨엠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회사의 존망이 걸려있는 사안이니만큼 단압밀의 입장이 무역위원회의 결정에 조금이라도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기존 미국을 비롯해 EU, 브라질, 인도, 튀르키예, 베트남과 태국 등에서 신규 AD 및 세이프가드 제소가 진행돼 글로벌 통상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기존 시장 유지를 위해 적극적인 통상 대응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기존에는 수출량이 적은 경우 소극적이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면 지난해부터는 아무리 작은 시장이라도 미래 시장 수요를 고려해 최대한 대응하며 시장 보전을 최우선으로 진행하는 한편 다수의 업체들이 생산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출을 지양하는 대신 고내식/고내후성을 지닌 LUXTEEL 컬러강판, 프린트강판이나 라미나 제품 등 당사만의 특화제품 판매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제품으로 통상 규제를 벗어나고자 시장 개발에 주력하는 전략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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