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철강 시장은 뚜렷한 수요 회복 기대감이 없는 채로 출발하고 있어 강관 업계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세계 경기 둔화로 철강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해 강관 업계로서도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만 하는 때가 다가왔다. 이에 본지는 휴스틸 실수요·호남영업 부문 담당 정현용 이사를 통해, 올해 하반기 철강 시장 전망 및 회사의 방향성은 무엇인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하반기 전망 

철강 업체 마케팅 임원에게 듣다

◇휴스틸 실수요·호남영업 부문 담당 정현용 이사
◇휴스틸 실수요·호남영업 부문 담당 정현용 이사

Q> 상반기 철강산업 뿐만 아니라 전후방 연관 수요산업도 쉽지 않은 시간을 통과해왔다. 상반기 국내 철강 및 해당 제품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먼저 부탁드린다.

A> 상반기 철강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및 경기 불확실성 증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건설 및 주요 산업의 투자가 위축되어 수요 부진으로 힘든 시기였다. 특히 강관 업계는 주 수요 산업인 건설 경기의 침체로 수요는 부진한 가운데, 주요 업체의 설비 증설로 내수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회사별로 점유율 및 판매량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성행하여 연초부터 이어진 주요 밀들의 원료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 인상에 한계가 있어 대다수 강관사는 수익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의 에너지용 강관 시장의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여 미국향 에너지용 강관 수출 업체는 지난해에 이어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Q> 올해도 철강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원료 뿐만 아니라 EU의 CBAM, 미국의 GSSA 등 탄소세 기반의 무역 장벽과 안전 및 탄소 저감과 관련한 투자 등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 속 하반기 국내외 시황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궁금하다.

A> 최근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탈탄소화’ 또는 ‘탄소중립’ 등 기업들에게 환경적 요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제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향후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국내외 규제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산업에서 주 수출 시장인 EU와 미국의 기후변화에 기반한 각종 제재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철강 업계에서의 관련 투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강관 업계에서는 친환경 에너지(풍력·수소 등) 산업과 CCUS(탄소 포집 및 저장, 활용) 산업 분야 등에서 신규 수요를 기대하고 있으며, 일부 신규 수요가 실제 발생하고 있다.

다만, 풍력 발전 분야에서의 SAW 대구경 강관을 제외하고는 아직 그 수요가 미미하여 당장 하반기 강관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며, 업계에서는 관련 제품의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Q> 더불어 하반기 원자재 및 철강 가격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도 듣고 싶다.

A> 글로벌 경기 둔화로 철강 수요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은 철강 수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한국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모습을 보여 하반기에도 전반적인 철강 시황은 약세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의 철강 수출 단가가 이미 한계원가에 다다랐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철강 가격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Q> 올해 상반기 경영 목표나 생산·판매 계획 달성 여부가 궁금하다. 또한 하반기에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경영 목표 수정에 대한 계획도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주 수요 산업인 건설 경기의 침체로 내수는 부진하였으나, 지난해부터 계속된 미국의 에너지용 강관 시장의 호조로 상반기 경영 목표는 일부를 제외하고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는 하반기에도 여전히 침체되고, 미국 에너지용 강관 시장도 상반기 대비 시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영 목표의 변경 없이 금년도에 주어진 목표를 달성토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정체된 국내 수요에 대한 하반기 돌파 전략은 무엇인지 마케팅 측면에서의 돌파구는 무엇인지 듣고 싶다. 또한 기대하고 있는 수요 산업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A> 하반기에도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고객의 이탈 방지라고 생각한다. 수요는 부진한 가운데 지속되는 업계의 설비 증설로 경쟁은 더욱 심화되어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기본’에 더욱 충실할 것이다. 철저한 품질 및 납기 관리를 통해 고객의 가장 기본적인 니즈를 충족시키고, 다음으로 고객의 특성에 기반한 차별화 전략 및 밀착 영업 강화를 통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강력한 LOCK-IN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Q>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제품의 가격 정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상당히 높다. 철강사에서 원가 부담을 감내하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이는데 가격 정책의 방향성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한때 스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철강 가격이 급등했고, 원부자재 및 전기료 등 각종 비용이 상승하여 원가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다. 여기에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까지 더해져 수익성 확보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사와의 상생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수익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되 고객사와 동반 성장이 가능하도록 가격 정책을 수립해 나갈 것이다.

Q> 국내외 고객사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하반기 당부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A> 종래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익 창출이었으나, 최근에는 이익을 창출하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이익을 나누고 상생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 경기 침체 지속으로 모든 기업들이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 업계 모든 회사가 상생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

Q> 하반기 강관의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의 수요 전망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A> 국내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시황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가격도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 수요산업인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시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 수출 시장인 미국의 에너지용 강관 시황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어 그나마 내수보다는 상황이 나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기저 효과로 상반기와 비교해서는 다소 시황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Q> 현재 군산 공장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의 군산 공장 투자 진행 경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A> 당사는 그동안 SAW 설비의 부재로 대구경 강관 시장에 진입할 수 없어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종합 강관사로 거듭나기 위해, 현재 전라북도 군산에 SAW 대구경 강관 공장 건립이 한창 진행 중이다.

2020년 5월 전라북도 군산 제2국가산업단지에 약 7만여평의 부지를 매입 완료하였고, 2022년 3월 착공하여 5월 말 기준 약 41%의 건축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JCOE, 롤밴더 등 주요 설비의 계약을 모두 마무리하고 설비 제작 중에 있으며, 2024년 1분기에 모든 준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Q> 점차 내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인데, 휴스틸이 생각하는 돌파구와 전략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A> 내수 시장은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업계 설비 증설은 지속되고 있어 경쟁이 점차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고객별 특성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 전략과 밀착 영업 강화를 통한 락인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신제품 개발을 통한 신규 수요 개발에 집중할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산업에서의 강관 수요가 기대되는 만큼, 관련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제품 개발과 관련 시장 개척을 진행할 것이다. 실제로 당사에서는 작년에 수소 이송용 탄소강관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여 울산과 안산의 시범도시에 성공적으로 공급한 바 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군산 투자가 완료되면 소구경(ERW)에서부터 대구경(SAW) 강관까지 제품 라인이 다양화됨에 따라, ‘해상풍력’이라는 신규 시장 진입이 가능하게 되는 등 제품 경쟁력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도 휴스틸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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