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관계없음.
해당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관계없음.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철근 가공업계가 벼랑 끝 수주 경쟁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수요 위축과 과열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철근 가격보다 가공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입찰에 나서면서, 가공업체들이 구조적인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복수의 철근 가공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철근 단가와 가공비는 분리해 봐야 함에도 불구하고, 발주처는 이를 하나의 패키지 가격으로 접근한다”며, “이 과정에서 가공비가 이윤을 남기기 어려운 수준까지 낮춰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공비 인하 경쟁의 가장 큰 배경은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다. 국내 주택 분양 물량이 급감하고, 민간 투자마저 위축되면서 철근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발주 물량 자체가 줄어들자, 수주 확보를 위한 가격 경쟁이 격화되었고, 그 결과 상대적으로 가장 열악한 위치에 있는 철근 가공업계의 가공비가 집중적인 인하 대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낮아진 가공비가 고착화되고 나아가 안전문제에 대한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철근 가공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설비·부지·인력에 대한 고정비용이 상당하다. 가공비 하락이 고착화될 경우 수익이 악화되는 것을 넘어 적자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더욱이 최근 전기요금, 인건비, 부자재 가격이 모두 오르고 있어 상황은 더욱더 부정적인 국면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

가공비 하락이 비단 가공업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저가 가공비가 곧 저품질 가공으로 이어지고, 결국 공사 품질 저하 및 최종 소비자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공업계 한 관계자는 “가공 품질은 작업자의 숙련도, 장비 상태, 공정 관리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 이는 결국 충분한 인건비와 설비 유지비를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가공비 하락에 따른 저품질 가공문제는 구조물 안전에 직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철근 가공은 한 번 설비를 구축하면 장기 운영이 전제되는 장치산업으로, 일단 기반이 무너지면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산업 기반 붕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합리적인 가공비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당장의 수주를 위해 무작정 가공비를 낮추는 출혈경쟁 대신, 장기적인 시야에서 가공업의 지속가능성과 품질 확보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공비는 단순한 비용 항목이 아니라, 건설 현장의 품질과 안전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라며 “산업 생태계 전체를 위해서라도 적정 가공비를 인정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