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철강업계가 작업자 안전 확보를 위해 전사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산업현장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각 기업들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단계별 휴식·작업 조정 체계와 현장 맞춤형 복지·지원책을 병행하며, 혹서기 근로자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기획은 주요 철강사의 폭염 대응 사례를 정리해, 업계 전반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편집자 주]
포스코, 양대 제철소 정밀한 폭염 대응 체계 가동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 전역에서 폭염 대응 매뉴얼을 세분화해 적용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하루 두 차례 ‘온열 지킴이 알림 문자’를 발송해 전 임직원에게 실시간 체감온도, 휴식 시간, 대응 수칙을 안내한다. 특히 관심-주의-경고의 3단계 위험도를 설정해 단계별 작업 지침을 차등 적용한다. 예를 들어 ‘주의’ 단계에서는 휴식 시간을 늘리고 냉방 설비 사용을 강화하며, ‘경고’ 단계에서는 고온작업을 제한한다.
광양제철소는 고용노동부 지정 온열질환 예방 5대 수칙(물, 그늘, 휴식, 보냉장구, 응급조치)을 토대로, 고위험 작업장 사전 점검과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수립했다. 가열로 등 열노출도가 높은 작업장은 사전에 온습도계, 냉풍기, 생수, 보냉장구를 비치하고, 작업 전 컨디션 자가진단을 의무화했다. 체감온도 33℃ 이상에서는 매시간 10~15분 휴식을 보장하며, 밀폐공간 등 고위험 개소는 5~20분 추가 휴식을 부여해 법정 기준보다 강화된 관리방안을 시행 중이다.
또한 오후 2~5시 고위험 시간대에는 작업 축소 또는 중단을 권고한다. 제철소 전역에 그늘막, 냉풍기, 아이스박스, 생수, 보냉백 등 냉방·보건 용품을 상시 비치하고 포스터와 현수막을 통해 현장 안전문화 확산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 이중 안전 체계 운영과 이동식 ‘안전쉼터버스’
현대제철은 교육·점검과 현장지원을 병행하는 이중 안전체계를 운영한다. 전국 사업장에서 ‘혹서기 5대 안전수칙’ 교육과 온열질환 예방법·응급처치 교육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며, 지붕·밀폐공간 등 고위험 작업은 여름철에 제한한다. 모든 작업자들은 매일 체온과 혈압을 측정하고, 밀폐공간 작업장은 6~8월 전수 점검한다.
또한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안전쉼터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에어컨, 냉장고, 혈압계, 휴대폰 충전기 등을 갖춘 이동식 휴게시설로, 의료진이 직접 방문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찾아가는 보건서비스’와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도 병행한다.
동국제강그룹, ‘아이스데이’로 사기 진작, 현장 시원함 강화
동국제강그룹은 혹서기 현장 사기 진작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지난 7월 말 ‘아이스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인천·포항·당진공장에 푸드트럭을 배치해 팥빙수, 화채, 음료를 제공하고, 복권 이벤트를 열어 아이스크림 등 경품을 지급하고 있다. 부산·광명 등 계열사 사업장도 참여해 직원 만족도를 높였다.
현장에서는 간이 그늘막을 설치하고 얼음 생수, 식염 포도당, 냉방용품, 보냉장구를 상시 비치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혹서기에도 근로자들이 최소한의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며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아그룹(세아제강·세아베스틸), 보냉 장비·간이 휴게시설로 폭염 대응 강화
세아그룹은 폭염 시 근로자 건강 보호를 위해 생수, 식염포도당, 이온음료, 전해질 음료를 지급하고 쿨토시·아이스조끼 등 보냉 장비를 전 직원에게 제공한다. 각 공장에는 천막과 냉방·냉동 설비를 갖춘 간이 휴게시설을 마련해 휴식 여건을 강화했다.
또한 폭염 작업 안전 교육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현장에 온습도계를 비치해 체감온도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공장별 하계휴가는 폭염이 가장 심한 시기를 피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KG스틸, 폭염 캠페인과 건강 모니터링 강화
KG스틸은 인천사업장에서 폭염 캠페인을 실시해 보냉장구와 예방 포스터를 작업자들에게 전달했다. 박성희 대표이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 근로자와 간담회를 갖고 자율적인 건강 관리 문화를 강조했다. 보건관리 담당자는 현장을 순회하며 산소포화도와 맥박을 측정한다. 또한 공장 인근에는 추가 휴게시설을 설치했다.
산업안전기준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거나 폭염주의보가 발령될 경우 매시간 10분 이상 휴식, 오후 2~5시 옥외작업 조정, 보냉장구 제공 등 세부 지침을 따라야 한다. 체감온도 38도를 초과할 경우에는 불가피한 작업을 제외하고 모든 옥외작업 중단이 권고된다.

현대비앤지스틸, 오퍼레이션룸 24시간 냉방 가동 및 엄격한 휴식·작업 지침
현대비앤지스틸은 각 작업 라인의 오퍼레이션 룸에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해 온도를 24~25℃로 유지하고, 공장 전역에도 냉방기·에어컨·배풍기 등 냉방 설비를 상시 가동한다. 또한 근로자의 휴식·작업 시간 조정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33℃ 이상 고온 환경에서는 50분 작업 후 10분 휴식을 보장하고, 오후 1~3시 옥외 작업을 제한한다. 보냉 조끼를 전 직원에게 지급하며, 이온음료 등 냉음료를 오퍼레이션 룸에 상시 제공한다.
대양금속, 간식·환기·특식 3박자 폭염 대응
대양금속은 하절기 매일 오후 2~3시 전 직원에게 아이스크림과 이온·탄산음료를 지급하고, 이 시간대에 휴식을 권장한다. 공장 내부에는 대형 선풍기를 배치하고, 지붕 채광창(썸나이트)을 개조해 내부의 뜨거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한다. 이 개방 장치는 공장 내부의 뜨거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데 효과적이며, 작업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한다.
또한 근로자들에게 주 3회 삼계탕, 보쌈 등 고영양 특식을 제공해 고온 작업에 따른 피로를 보완하며, 공장 내 별도 휴게소가 마련되어 있어 작업자들이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DKC, KOSHA 지침 기반 단계별 폭염 대응
DKC 포항공장은 KOSHA(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지침을 기반으로 자체 폭염 대응 프로세스를 수립했다. 체감온도 33℃ 이상 시 50분 작업·10분 휴식, 35℃ 이상 시 45분 작업·15분 휴식, 38℃ 이상 시 긴급 작업 외 전면 중지를 시행한다.
또한 각 공정별 운전실에는 냉방기를 상시 가동하고, 빙과류와 식염 포도당을 상시 비치하고 제빙기를 운영하며, 쿨토시·아이스조끼 등 보냉 장구도 지급한다. 아울러 작업 전·중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폭염 대응 및 응급조치에 관한 안전보건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대스틸파이프는 전 직원에게 하계휴가비와 음료 카드를 지급하고, 울산공장에는 간이 냉방시설과 보건물품을 비치했다. 휴스틸은 점심 식사 후 시원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며, 보냉 장구 지급과 휴게 공간, 하계 휴양소를 운영해 직원들의 체온 관리와 피로 해소에 힘쓰고 있다.
에스엠스틸 시화공장은 냉방 조치로 작업 현장 곳곳에 이동식 냉방기와 대형 선풍기를 가동해 실내 온도를 낮추고, 열이 많이 발생하는 구역에는 냉방기를 우선 배치하고 있다. 폭염 시에는 근무 시간 중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며, 옥외 작업의 경우 근무 시간을 조정해 무더위 시간대 작업을 최소화한다.
이온음료와 생수를 비치하고, 무인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설치해 여름철 2개월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하절기 간식 시간에는 시원한 국수를 제공해 더위를 식히고 체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여름 철강업계의 폭염 대응은 단순한 안전 수칙을 넘어 근로자 복지·건강 관리·작업 환경 개선까지 포괄하는 종합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폭염특보 발령 시점에 맞춰 작업시간을 조정하거나 민감군 근로자를 선별 관리하고 있으며 온열질환 의심 시 응급조치 매뉴얼을 바탕으로 의료 기관과의 연결까지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또한 체감온도에 따른 세분화된 작업·휴식 지침과 더불어, 냉방시설 확충, 간식·음료 제공, 특식 지원, 건강 상태 모니터링 등 현장 친화형 지원책이 결합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작업자 건강 없이는 생산도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현장에 뿌리내리고 있다"면서 "향후 여름철 폭염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산업 전반에서 작업자들의 상시적인 건강관리 체계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폭염 대응은 생산성 유지와 직결된다”면서 “이와 관련한 각 사들의 노하우가 업계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