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침체로 철근 업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PF 시장 경색으로 건설사들의 신규 사업이 위축됐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착공 면적이 급감하면서 철근 수요도 빠르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철근 가격이 하락하고, 제강사들은 적자와 재고 부담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본지는 철근 시장의 악화 원인과 향후 전망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 박선구 연구위원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 박선구 연구위원

Q. 건설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A. 현재 건설경기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심각한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첫째, 공사비 상승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이 가장 큰 문제다. 2020~2021년에는 건설사들이 대거 수주를 했지만,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채산성이 악화됐다. 특히 철근과 시멘트 가격 상승이 심각했고, 공사비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사업 진행이 어려워졌다.

둘째,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됐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고, 대출 금리도 급등하면서 중소 건설사들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일부 PF 금리가 2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

셋째, 부동산 시장 침체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넷째, 정부 정책의 한계도 지적된다. 공공공사의 경우 일부 에스컬레이션 제도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충분한 보완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건설사들이 공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Q. 연구원께서 선행공종은 25년 하반기, 후행 공종은 2026년 저점을 확인할 것이라고 하셨다. 근거는 무엇인가?

A. 건설경기는 보통 선행 공종(착공, 기초 공사, 철근 등)이 먼저 저점을 찍고, 후행 공종(마감재 등)이 나중에 영향을 받는 구조를 보인다.

우선, 착공 면적이 급감하고 있다. 2022년 이후 착공이 크게 줄어들었고, 2023년에는 10년 평균 대비 약 30% 이상 감소했다. 보통 건설 경기는 착공이 먼저 줄어든 후 2~3년이 지나야 마감 공정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또한, 과거 사례를 보면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건설경기가 2009~2013년까지 침체를 겪은 후 2013년부터 점진적으로 반등했다. 이번에도 2025~2026년이 저점 구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건설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2025년 이후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3기 신도시 개발이나 SOC 투자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면, 2025년 하반기부터 선행 공종에서 바닥을 다지고, 2026년부터 후행 공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Q. 그렇다면 경기 회복은 어느 정도이며, 중장기적으로 건설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시는가?

A. 단기적으로 보면, 2025년 이후 건설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과거처럼 급격한 반등(V자 반등)은 어렵고, 나이키형(완만한 상승) 회복이 예상된다.

현재 착공 면적이 10년 평균 대비 70%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인데, 회복될 경우 최대 80~90% 수준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즉, 과거 2015~2024년 평균 착공 면적을 목표로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건설 투자 비중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건설 투자는 과거 GDP의 20~3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13% 수준까지 내려왔다. OECD 평균이 10.5%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한국의 건설 투자 비중도 12%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인구 감소, 재건축·재개발 규제 등의 요인이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의 성장성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Q. 철근 수요의 관점에서 본다면 언제가 바닥이고, 건설경기가 회복된다면 철근 수요는 피크 대비 어느정도 수준이겠나?

A. 철근수요는 건설시장의 파생수요이며, 공정상 선행부분이기 때문에, 건설착공이 줄어든 영향을 1년 안에 받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건설 착공이 줄어든 후 1~2년 후에 철근 수요가 저점을 찍는 경향이 있다.

지난 2024년이 철근 수요의 최저점일 가능성이 높다. 2024년 철근 내수 판매량이 756만 톤 수준으로, 이는 201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6~2018년이 철근 수요의 피크였는데, 향후 회복기에 접어들더라도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기는 어렵다. 회복의 속도와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80~90%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Q. 최근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유는 무엇이고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가?

A.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큰 원인은 PF 부실과 자금 조달 문제다. PF 금리가 20%까지 상승하면서 건설사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고, 기존 프로젝트도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중요한 원인이다. 2020~2021년 계약된 프로젝트들의 공사비가 예상보다 크게 올라, 공사를 진행하면 할수록 손실이 나는 구조가 됐다. 

향후 전망을 보면, 2025~2026년까지 추가적인 부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신용평가사 분석에 따르면 시평 30위 이하의 중견 건설사들은 부도 위험이 상당히 높은 상태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100대 건설사 중 40개 이상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사례를 보면,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Q. 건설업 메가트렌드에 대해 정리하신 것이 있다. 이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린다.

A. 건설 산업은 현재 여러 가지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몇 가지 주요 트렌드가 주목된다.

첫번째로 도시 양극화 심화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는 인구 감소로 인해 공동화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로, 주택 초고층화 및 재건축 이슈다. 30층 이상 아파트들의 재건축이 필요해지지만, 사업성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세번째로, 친환경·스마트 건설 확대다.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친환경 건축이 확대될 것이며, AI·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건설도 증가할 전망이다.

네번째로, 빈집 문제 심화다. 지방의 빈집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이며, 정부 차원의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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