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업계의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일부는 자사 제품의 판매를 위해, 일부는 영업의 효율성을 위해 전자상거래를 시작하고 있다. ‘철수씨’는 당근마켓의 성공을 철강에서도 이루어 보겠다는 각오로 2021년 11월에 명함을 내밀었다. ‘철수씨’의 김기환 대표를 만나 ‘철수씨’의 도전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 철강 전자상거래를 시작한 동기는 무엇인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시작한 것은 한화에서 근무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화 구매팀에서 일을 했는데 일부 특수 소재의 경우 사는 것이 고생이었다. 전국 어디엔가 악성재고로 쌓여 있을 텐데 찾아내지 못해 안타까웠다. 대홍코스텍에서 17년째 일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장기 재고 판매가 항상 골치였다.
‘철수씨’는 이러한 문제, 즉 철강 시장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기 위해 생겼다. 또 장기 재고, 악성 재고도 모든 제조 유통업체들이 보유하고 있고 처리에 골몰하고 있지만 누구에게는 꼭 필요한 소재이기 때문에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시작했다.
☆ ‘철수씨’에 대해 설명한다면?
‘철수씨’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철강 시장의 당근 마켓이다. ‘철수씨’에서는 판매하고 싶은 것을 올리면 되고, 구매하고 싶은 물품을 찾기 쉽도록 만들었다.
‘철수씨’는 판매자와 구매자 등 모든 관련 정보를 거래 쌍방에게 알리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전자상거래 사이트와 다른 점이다. 다른 사이트들은 직거래 가능성 등으로 인해 거래 상대방 공개를 꺼리지만 우리는 특별하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이용자를 제외하면 모두 알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거래의 신뢰성이 높아진다고 봤다.
이러한 오픈형 철강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철수씨’가 유일할 것이다. ‘철수씨’가 오픈형 사이트가 된 것은 모회사인 대홍코스텍의 경험 때문이다.
대홍코스텍은 철강 시장에서는 작은 기업이다. 판재류 재압연이 핵심 사업이어서 틈새 시장에서 생존하는 기업이다.
따라서 대홍코스텍이 ‘철수씨’를 지원한다고 해도 판매량 물량도 스틸샵이나 이스틸포유보다 작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오픈형을 선택한 것이다.
처음에는 고민도 많았지만 지금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요즘 철강 전자상거래 업체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 차별화 포인트는?
앞에서 말한 거래 상대방이 직접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는 유일한 오픈 마켓이다. 또 철강의 당근 마켓을 지향하고 있고, 한화 구매부서의 경험, 그리고 대홍코스텍 영업 경험을 살려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다 보니 긴급 소재, 희귀 소재, 소량 소재, 장기 악성 재고 등의 거래가 많다.
최근 대홍코스텍에서 S45C 열연 소재를 사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 보았지만 구매하지 못했다. ‘철수씨’에 구매 요청을 저녁에 하고 다음날 15톤을 구매했다. ‘철수씨’에 올라온 구매 요청을 보고 판매자가 나타난 것이다. ‘철수씨’가 이젠 철강 시장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다른 철강 전자상거래 업체들보다 전자상거래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철수씨’ 이전에 스틸 아울렛을 만들고 운영한 바 있다. 오프라인에서 고객사 견적 받고 납품하듯 운영이 됐다. 많던 적던 철강 전자상거래는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이전한다는 요소가 있다. 오프라인 요소가 강하면 강할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다. 우리는 철강 전자상거래를 오프라인의 연장으로 보지 않는다. 새로운 비즈니스로 보고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또 온라인에 대한 오프라인 조직의 저항도 강하다. 오프라인 조직들이 온라인에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시너지를 내는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 ‘철수씨’가 생각대로 잘 운영되고 있나?
저를 포함해 총 4명이 ‘철수씨’ 식구들이다. 현재 가입자는 650개사 정도 있다. 1일 방문객은 140개사 정도이다. 누적 판매는 344건이다. 1회 평균 거래 금액은 약 1억 원 정도이다. ‘철수씨’가 2021년에 오픈한 것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주목해서 보는 것은 매일 방문객인데 전체 가입자의 25% 정도에 달한다.
‘철수씨’ 가입자가 5만개가 넘으면 강력한 오픈형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철수씨’와 거래하면 거래 쌍방이 모두 이익이 될 것이다. 대홍코스텍은 S45C 열연을 당사 판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했다. 소량이고 납기로 인해 급하게 구매해서이다.
그렇다고 대홍코스텍이 손실을 본 것은 아니다. 대홍코스텍은 납기 관리를 할 수 있었고, 고객의 신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또한 소량이기 때문에 손실도 크지 않다.
‘철수씨’와 거래하면 악성 재고의 경우 스크랩으로 팔아야 할 것을 제품으로 팔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또 소량 희귀 소재들은 판매자가 다소 비싸게 판매할 수 있다.
지금까지 ‘철수씨’를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팝니다’는 시세보다 싸게 판매가 되고 ‘삽니다’는 시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 같다. 앞에서 본 것처럼 재고 보유 기간 등을 고려하면 싸게 판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 점에서 ‘철수씨’가 거래 쌍방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플랫폼이라고 확신한다.
☆ ‘철수씨’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철수씨’라는 이름에서 지향점이 있다. ‘철수씨’는 철강이라는 의미와 철강 이외의 무엇이라는 중의적인 뜻이 있다. 우리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참여하는 오픈형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중소 제조업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예정이다. 쇼핑몰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철강을 먼저 시작했지만 ‘철수씨’는 확장을 염두에 두고 이름을 지었다.
‘철수씨’를 중소제조업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은 모회사인 대홍코스텍과 개인적인 경험이 많이 작용했다. 대홍코스텍은 재압연사이고 매년 다양한 국책 과제를 통해 기술과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대홍은 철강 재압연 및 유통업에서 벗어나 설비 제조와 엔지니어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역방향으로 권취가 가능한 권취기를 개발했고, 포장기계 분야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직접 우리가 몸 담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하나씩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또 대홍코스텍에 입사하면서 첫 번째 외부 활동이 성서산업단지 분들과 교류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었다. 약 150여명이 참여하는데 자동차 부품, 기계, 사출 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함께하고 있다.
참여하신 분들 대부분이 소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느끼고 있었다.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가 ‘철수씨’의 사업방향이 된 것이다.

☆ ‘철수씨’는 모든 것이 무료인데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가?
모든 것이 무료이기 때문에 매출도 이익도 없다. 다만 모회사인 대홍코스텍이 ‘철수씨’를 통해 약 20억 원 상당의 거래가 있었다. 올해는 25억 원 정도 거래가 될 것 같다. 대홍코스텍과 ‘철수씨’가 시너지가 있다는 것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익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철강 시장은 약 150조 정도 규모이다. 이 중 5~10% 정도는 거래처가 특정되지 않은 시장이고 ‘철수씨’와 같은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시장이다. ‘철수씨’는 이러한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우리의 당면 목표는 많은 분들이 ‘철수씨’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많이 이용을 하게 되면 수익모델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그려가고 있는 수익 모델은 다른 전자상거래 사이트처럼 거래 수수료를 기반하는 사업모델은 아니다. 오히려 거래를 도와주는 곳에서 수익을 냈으면 한다.
가령 품질 보증이나, 거래 보증에서 수수료를 받는 것을 말한다.
철강이 물보다 싸다고 하지만 고가품이고 품질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대홍코스텍은 연구소도 있고 검사장비도 갖추고 있다. 온라인에서 부족한 품질 보증 서비스 등을 추가하게 되면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또 철강 전자상거래는 결제가 큰 벽이다. 결제 서비스 등도 수수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장갑과 같은 부자재와 중고기계 중계 등도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에 광고도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에 방문객이 늘어나면 다양한 수익 모델을 장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단기 계획은 어떤가?
오는 6월경에 홈페이지 개편할 예정이다. 지금은 사이트를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 거래를 직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개편에서는 사진과 게시판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시각적인 효과를 더 줄 예정이다. 모바일 분야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내년에 앱 기반으로 진출하면 대체로 1단계 철수씨 사이트 개편은 마무리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