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뤄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철강업계의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8일 오전 9시부터 도널드 트럼프의 행정부가 출현된 이후 국내 철강 및 연관 산업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스틸앤스틸 철강산업연구소 연구원들이 모여 대담을 나누었다. 이번 대담에는 서정헌 스틸앤스틸 회장과 김홍식 대표, 손정수 센터장, 유승록 부소장, 유재혁 실장이 참여했다. 이날 대담의 내용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 新 트럼프 행정부 어떤 변화 예상되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무엇보다 미국 우선주의 경향 심화와 중국 견제 강화 그리고 보편적 기본관세 도입, 화석 및 원자력 에너지 생산확대와 기후 대응 전략 기조 변화 등이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변화의 핵심은 미국 우선주의의 강화 영향으로 미국으로 유입되는 수입재에 대한 강력한 규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 트럼프는 대통령 유세를 통해 현재 평균 3% 수준인 수입 관세 부과 수준을 보편적 기본 관세제도를 도입해 모든 수입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모든 수입제품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 적용되고 있는 철강 수출 쿼터 축소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의 관세 부과와 더불어 필수품 수입중단을 선언한 만큼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세부적으로는 무역확장법 232조나 통상법 301조 등을 내세워 관세 정책을 확대하고 철강 제품의 공급망 관리를 위해 원산지 규정을 조강국 기준으로 강화하는 한편 이를 통해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원산지 규정을 미국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나마 주목할 점은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 생산확대를 바탕으로 화석에너지 개발이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사진설명 :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미국내 국내 철강 현지법인들의 투자 확대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해 있는 포스코 AAPC 전경.
사진설명 :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미국내 국내 철강 현지법인들의 투자 확대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해 있는 포스코 AAPC 전경.

 

  • 新 트럼프 행정부, 주요 수요산업 영향은?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경우 미국내 내연차 수요증가와 더불어 미국의 무역제재 강화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의 경우 보편적 기본관세 부과를 주장해온 만큼 이에 따른 국내산 자동차 수출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완성차 수출대수는 연간 276만6,271대로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2%, 130만5,991대가 미국향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부품수출까지 포함한다면 자동차 산업의 경우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타격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부품수출 관세 인상과 더불어 부품과 중간재의 원산지 규제가 심화된다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미국내 현지 생산체제 확립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전의 경우에도 완제품 수출 규제와 부품 수출 역시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이에 따른 국내 자동차와 가전업체들의 미국내 생산확대 전략으로 전환될 것이란 의견이다.

여기에 중국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경우 중국 수출이 늘어났던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입지는 축소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차전지 소재 역시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후퇴 가능성과 부품과 중간재의 원산지 규제 강화 가능성 등으로 관련 업체들의 생산활동이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국내 건설산업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주택 건설을 제외하고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한다면 현실적으로 공장을 비롯해 빌딩 등 대형건축물에 대한 건설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조선산업의 경우 무역제재 강화에 따른 교역량 축소는 벌크 및 컨테이너선의 건조 축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LNG와 탱커의 경우 수요 확대 가능성 역시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는 중국 경기의 회복 지연으로 이어지고 이는 현지 저가 철강재의 수출 확대와 이에 따른 글로벌 철강재 가격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어 국내 철강 산업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新 트럼프 시대, 국내 철강업체는?

그렇다면 미국의 이번 대선 결과가 철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긍정적 변화와 부정적 변화를 나눠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우선 미국 수출의 경우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으로 쿼터가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편적 기본관세 부과로 가격이 전체적으로 높아지겠지만 이는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만큼 오히려 글로벌 경쟁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연간 대미 철강 수출 쿼터와 더불어 소재의 원산지 규정 강화 가능성은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재 수출에 부정적 변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후퇴 영향으로 북미 리그(Rig) 수 증가와 이에 따른 유정용 강관 수요 확대 가능성은 긍정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대미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유입 확대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 심화와 이에 따른 대미 수출 물량 축소는 중국이 주변국들에 대한 공격적인 수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로 중국 경기 회복이 어려워질 경우 내수 경기 활성화에 나서야 하겠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이는 최근 중국 경기 상황을 감안한다면 현지에서 수요를 찾지 못한 중국산 철강재의 해외 수출 확대 가능성은 더 높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무역제재 강화와 이에 따른 EU 등 다른 지역으로의 저가 수출 확대시 유럽연합 역시 철강 무역제재에 적극 나섰던 선례를 감안한다면 주변국인 우리나라에 대한 저가 수출 공세는 국내 철강제조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우 미국의 무역제재 강화와 이에 따른 국내산 자동차 및 가전 수출 축소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미국내 직접 투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내 제조법인이 있는 업체들의 경우 현지서 원자재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제조법인이 없는 업체들은 현지 투자 전략 역시 고려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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