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자기 주변의 세상이 전부인줄 알고 좁은 시야로 모든 일을 바라보는 사람을 빗대어 우리는 흔히 ‘우물 안 개구리’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우물 안에서만 살아온 개구리는 우물 밖 세상을 알지 못하니 우물이 강이고 바다이며, 우물을 통해 바라보는 천장이 하늘의 전부이고 우주일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우물 안 개구리가 잘못된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우물 밖의 세상은 훨씬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우물 안 개구리는 세상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기자는 얼마전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2023 아시아스틸포럼’에 국내 참가자 20여명과 함께 참가했다. 세계 최대 철강 시장으로써 지위가 변함없는 중국과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인도, 그리고 동남아시장의 약진은 확실히 놀라운 변화였다.

반대로 참가국 중 한국과 일본은 세계 철강시장에서 그 위상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 역력했다.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에서 철강산업이 사양산업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단순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그간 우물 안에서 안주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또는 가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것도 아니면 과거부터 늘 그래왔다는 이유로 방법을 찾기보다는 우물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애써 기피한 건 아니었을까

특히, 최근 몇 년 간 내수에만 집중도를 높였던 국내 봉형강 생산업계와 수년째 봉형강 품목을 담당하고 있는 본 기자의 역량 역시 우물 안에 머물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회의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봉형강 업계 관계자라면 대부분 국내 생산능력이 내수 시장 규모 대비 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까지 포함하면 공급 과잉에 대한 심각성은 더욱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물 안에서만 해법을 찾고자 하는 현실은 실로 답답하다.

당장 우물이 마르지 않는 상황이라면 얼마간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우물물이 마르듯 내수가 말라버린 상황에선 우물 밖을 나갈 기회는 더욱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말라버린 우물에서 과연 개구리는 얼마나 살아갈 수 있을까? 깊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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