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價, 넉 달째 기준價 상회..‘최근 10년 來 최장’
철근 유통가격의 기준가격 상회는 6월의 시작부터다.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의 동반 부족으로, 뒤늦은 품귀가 유통시장을 강하게 자극했던 바로 그 시점이다. 5월까지만 해도 매출부족을 의식해 보유재고를 쏟아내던 유통시장의 반전이 본격화된 시점이기도 하다.
넉 달 연속 기준가-유통가 역전. 최근 3년여에 걸친 호황은 물론, 역대 시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가격구도다. 유통가격의 기준가격 상회는 공급부족의 정점과 일치해왔다. 그런 탓에, 1주~2주의 일시적인 역전이 대부분. 2015년 7월~8월 사이 두 달 가까운 상회구간이 최근 10여년의 시간에서 최장 구간이었다.
넉 달째 지속되는 가격 역전은 예사롭지 않은 올 한해 철근 시장을 실감하고도 남을 일이다.
철근 유통가격의 고공비행은 여전하다. 9월 중순, 국내산 1차 유통가격은 톤당 64만5,000원(현금)선으로, 같은 시점 건설향 기준가격과 동일하거나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기본할인 1만원을 반영하는 유통향 기준가격과 비교하면, 좀 더 큰 상회폭을 인정할 수 있다.
9월 들어 달라진 기류도 부인할 수 없다. 제강사의 기준가격 인상을 선(先)반영해 오던 유통가격은 9월 초 하락으로 고민이 깊어졌다. 종전 최고가격이던 65만5,000원에서 1만원 가량 떨어진 시세로, 9월 첫 주의 일시적인 공급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 불안해진 고공비행, ‘장담할 수 없는 방향’
철근 시장은 예고된 10월 기준가격 인상을 주시하고 있다. 8월에 이어 9월 들어서도 원부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하면서 제강사의 가격인상은 당연함을 넘어 절박해졌다. 단지, 인상폭의 고민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유통시장은 10월의 기준가격 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또 한 번의 기준가격 인상이 유통시세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은 당연한 기대일 수 있다. 그보다 당연한 전제는 제강사의 마감가격 인상이다. 10월 기준가격 인상폭이 얼마든지, 제강사는 유통향 마감가격 인상에 여지를 두지 않을 게 분명하다. 적자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제강사의 여유가 없는 데다, 넉 달 연속 이어진 유통점의 이익실현도 거부할 수 없는 설득력이다.
마감단가가 올라가는 유통시장의 가격인상 의지는 강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유통시장은 가격의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수급’과 ‘가격’의 불확실한 변수가 뒤엉킨 상황에서 유통가격의 방향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솔직한 고민이다.
유통시장이 경계해야 할 것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는 시장이다. 이미 철근 유통시장은 10월 초 열흘이나 되는 추석연휴의 영향을 받고 있다. 모두가 주목하는 추석연휴를 의식한 수읽기로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10월 기준가격 인상폭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일부라도 반영할 수 있을지. 반영하지 못할지. 오히려 기존가격을 반납할지. 4가지 경우의 수 모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안점은 ´10월 기준가격 인상으로, 철근 가격구도(기준가-유통가)의 역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넉 달 동안 이어진 유통시장의 이익구조가 자칫 적자(마감)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전략적인 집중력 또한 10월보다 남은 9월이 더 중요하다.
정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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