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제강사들이 다시 철 스크랩 가격을 올렸다. 사실상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8만원 가량 올랐다. 전기로 제강사들은 이번 인상으로 추석 연휴까지 사용할 재고를 확보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 재고 확보가 가능할 것인지 아니면 상승 효과가 몇 일 지속된 후 다시 마를 것인지 아직 판단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 철 스크랩 왜 말랐나

제강사가 철 스크랩 가격을 상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입고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후반 남부지역 주요 제강사의 하루 철 스크랩 입고량은 3,000톤에 머물렀다. 주초 4,000톤 전후에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지난 8일 가격 인상 효과로 일시적으로 물동량이 늘었지만 지난 14일을 전후로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사실상 인상 효과는 일주일에 그쳤다.

물동량 감소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탓이다.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이 예상외로 강하게 버틴데다 제강사의 추석 휴무가 예상보다 짧아 추석 연휴 이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이 퍼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추석 이후 강세 시장을 기대하면서 납품량을 줄인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시중 재고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7월과 8월 차익매물을 잇달아 쏟아낸 결과 시중에 재고가 쌓일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다. 낮은 재고와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물동량이 급감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제강사 내부에서는 인상 시점이 너무 빨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시장에 재고가어느 정도 쌓일 시간적 여력을 생각할 때 9월 첫 인상은 지난 8일이 아니라 지난 주여야 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 인상효과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전기로 제강사들은 이번 인상이 추석 전 마지막 인상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제강사의 기대가 실현되기 위해선 1) 이번 인상으로 추석 이후 시장에 대한 유통업체들의 기대감이 어느정도 충족 되어야 하고, 2) 꾸준히 매도 할 시중 재고가 어느 정도 확보 되어 이어야 가능한 얘기다.

특히 기대감이 주요 변수이다.

이번 인상으로 유통업체들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 충족 될 경우 물량은 지속적으로 시장에 흘러 들 수 있다. 특히 추석 자금 수요까지 고려하면 물동량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일본 H2 철 스크랩의 수입 가격은 로전 가격 기준 37만원 전후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경량A 구매가격은 이번 인상으로 35만원 전후까지 오르게 됐다. 일본 수입품과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의 차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가격 차를 생각한다면 아직 1~2만원 정도 더 올라야 하지만 올해 패턴을 고려한다면 국제가격에 상당히 수렴했다고 말 할 수 있다. 즉 기대감을 상당히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추석 연휴 전까지 아직 2주 가량 남았고, 시중 재고가 많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매물이 다시 마를 여지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게다가 긴 추석 연휴로 납품량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음이 바쁜 것은 제강사 구매팀 일 수 밖에 없다.

물동량이 꾸준히 이어져 준다면 다행이지만 다시 감소할 경우 제강사 구매팀들은 다양한 가격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특히 다음주 혹은 추석 연휴 기간 납품 독려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추가 상승 여부는 추석 이후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물동량, 그리고 제강사 구매팀의 조바심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다.

이번 인상으로 가격은 어느 정도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 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강사 재고 상황과 심리적 압박이 심한 제강사 구매의 여건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