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가격 급등으로 전기로 제강사의 가격 저항이 커지고 있다. 단기 고점에 근접했다는 시황인식과 비수기 진입을 목전에 두면서 제강사의 구매 정책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주까지 국내 제강사들은 한번 인상에 최소 톤당 1만 원, 많게는 2만 원도 올리면서 재고 확보에 열을 올렸다. 일부 제강사는 하루에 두 번 인상을 발표하는 등 긴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제강사의 가격 정책에 일정한 변화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15일 남부지역의 제강사들은 구매가격을 톤당 5,000원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4월 중순 이후 인상폭으로는 가장 낮은 인상을 발표한 것.

제강사들의 망설임은 비단 국내산 뿐만이 아니다. 간토철원협동조합의 낙찰가격이 크게 치솟은 이후 한국 제강사의 일본산 신규 계약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공급사들은 톤당 2만 7,000엔(H2 FOB)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간토철원협동조합의 낙찰 가격이 톤당 2만 6,000엔(H2 FAS) 이상이고, 도쿄만 일대 거래 가격도 톤당 2만 6,500엔(H2 FAS)로 치솟은데다 동남아시아 수출 가격도 2만 7,000엔(H2 FOB)를 넘기 시작한 것을 오퍼 가격 인상의 근거로 들었다.

반면 국내 제강사들은 2만 6,000엔 이상 지불하는 것에 대해선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일부 소량 계약은 가능하겠지만 가격이 비싸 구매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H2 FOB 기준 2만 7,000엔에 계약을 맺는다면 도착 기준으로 톤당 33만 4,000원 정도가 된다. 경량 철 스크랩을 이렇게 비싸게 주고 사면 남는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 제강사, 추가 상승에 대한 위기감 고조

제강사들이 가격 저항을 시작한 것은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국제 철 스크랩 가격이 단기 고점이거나 고점에 근접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터키의 수입 계약량이 많아 추가 매수세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단기 급등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제강사들의 저항도 커질 것을 내다봤다. 또한 한국시장에서도 제강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가격 저항이 시작됐다는 점을 꼽았다.

제강사 관계자는 “철 스크랩 가격이 7만 원 넘게 오르는 동안 철근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그 동안 이익이 많았지만 모두 토해낸 상태”라고 말했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과 함께 제강사들은 위험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는 “미국산 대형모선의 경우 280달러(HMS No.1. CFR)가 넘는다. 도착 기준 34만 원 이상이다. 일본산 H2도 33만 원 이상이다. 수급을 생각하면 계약을 하는 것이 좋지만 도착 시점의 가격이 지금보다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계약을 어렵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철 스크랩 소비 감소기에 진입 중이라는 점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비수기 휴동 계획을 짜고 있다. 철 스크랩 소비가 줄어들 예정이어서 적극적인 구매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제강사의 가격 저항이 철 스크랩 시세의 안정을 이끌 것인지 아니면 소극적인 구매 계약으로 다시 한번 수급 차질로 이어질 것인지 아직 확답이 어려운 상태이다. 제강사의 구매 정책의 변화와 그 결과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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