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장고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은 이례적으로 일본 철 스크랩 비드를 월요일 제시할 예정이었지만 그 조차도 화요일(14일)로 넘겼다.

관동철원협동조합의 2월 수출 입찰 결과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현대제철의 스텝이 꼬인 것. 현대제철은 일본 철 스크랩의 연착륙을 유도해 간다는 계획이었다. 기 계약분도 많고, 국내 철 스크랩 입고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동철원협동조합의 낙찰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결정되면서 현대제철의 직전 비드가격과 2,500엔 가량 벌어진 것. 일본 공급사들도 지난 주 입찰에서 H2 FOB 기준 2만7,000엔 전후까지 올려 오퍼를 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철 스크랩 시장은 관동철원협동조합의 낙찰가격이 공개된 이후 들썩이고 있다. 이미 선행지표인 동경만 일대의 거래가격은 500엔 상승했다.

일본 공급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본 철 스크랩을 올려서 구매할 경우 국내 철 스크랩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고민으로 보인다.

반면 이미 계약해 놓은 철 스크랩이 많고 국내 철 스크랩 입고량도 활발해 급할 것이 없다는 점도 적극 구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미국 대형모선 철 스크랩 가격이 높고 동남아시아도 철 스크랩 수입 시장에 가세할 조짐도 보이는등 국제 철 스크랩 시장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는 점은 현대제철의 고민 거리다.

현대제철이 갈림길에 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시황가격을 인정하고 비드를 올릴 것인지? 또 일본 철 스크랩을 적극 구매해 상승하고 있는 미국 철 스크랩을 견제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시장 안정을 위해 많은 재고를 바탕으로 일본 철 스크랩 구매를 보수적으로 할 것인지 주목된다.

현대제철이 많은 재고 등을 바탕으로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다른 제강사들의 일본 철 스크랩 구매도 소극적으로 전환 될 수 밖에 없다. 빌릿 계약도 부진한 상황에서 일본 철 스크랩 계약이 부진할 경우 3월 이후 철 스크랩 수급이 타이트 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반면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을 높일 경우 바닥 심리가 국내 시장에 퍼지면서 물동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성수기를 맞아 상승장으로 전환 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 등 동아시아 시장의 큰 손인 현대제철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임박한 현대제철의 비드가 단기 철 스크랩 시장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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