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찬 스틸데일리 기자
▲ 정예찬 스틸데일리 기자
“국내 강관 수출은 특정지역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졌다. 이는 불확실한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력에서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향후 수출지역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만 한다”

20일 서울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강남호텔에서 열린 제2회 "S&S 강관세미나 2016"에서 정예찬 스틸데일리 기자는 현재 국내 강관업계는 그 동안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향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상당히 어려운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이에 따라 수출지역 다변화 노력이 시급하며 특히 최근 무역제재가 풀린 이란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예찬 기자는 국내 강관 수출은 2014년 378만톤에서 지난해 218만톤으로 42% 급감했으며 올해도 상반기까지 100만톤을 밑돌며 지난해보다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이다. 절대적인 수출 의존도를 보였던 미국향 물량이 AD판정을 받으면서 수출이 크게 위축된 까닭이다.

실제 한국산 강관의 미국향 수출은 2014년 267만톤으로 전체 수출 비중의 71%를 차지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물량이 미국으로 수출된 셈이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규제가 강화되며 올 들어 한국산 강관의 미국향 수출 비중은 46%까지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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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국내 강관업체들은 미국을 대신할 수출지역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입장이며 최근 무역제재 해제로 기회의 땅으로 부상한 이란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란은 다양한 석유 및 가스 개발, 화학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붐이 일고 있다. 특히 South Pars 지역의 가스전 개발은 단일 프로젝트로서 세계 최대 규모로 제재 이전까지 현대, GS, 대림, 삼성 등 국내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금도 이란 현지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곧 대규모 강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예찬 기자는 “이란은 무역제재 이전 철강재 수요가 빠르게 늘며 한국 철강재 수출의 선호지역이었다. 최근 몇 년간 무역제재로 수출이 어려웠지만 다시 규제가 풀리면서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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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국내 강관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이란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하이스틸의 경우 지난 2월 산자부가 이끄는 이란 경제사절단과 함께 이란에서 개최하는 ´제11차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에 유일한 강관사로 참여해 수요업체들과 상담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아제강은 UAE지사(생산공장)와의 협업을 통해 이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동양철관은 최근 이란지사를 개설해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다만 정예찬 기자는 이란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부분은 이란의 재정부족이다. 이란은 장기간의 경제제재로 전반적인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수출을 진행할 경우 현지업체들의 여신제공 요구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분을 향후 어떻게 조율해나갈 것인지가 수출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 제재 해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달러화(USD) 결제가 어려운 점도 부담이다. 당분간 국내 수출업체들은 원화결제시스템을 이용한 결제만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보잉사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 이란 항공사와 250억달러(30조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한 부분은 향후 결제구조가 달러화로 변경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외에 국내 강관업체들이 이란시장에서 유럽, 일본 등과의 품질경쟁, 중국 및 인도 등과 가격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강관업체들은 지속적인 강종 개발과 품질 향상을 통해 수출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예찬 기자는 “수출 다변화를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란이라는 시장이 손을 내밀었다”며, “각 업체들의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란이 수출 확대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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