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지 만 5년이 되어간다. 일본과의 지리적 경제적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한국정부와 한국 국민들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관련해 걱정 해야 하는 것이 객관적인 상식이다.

철강업계는 일본과 다량의 철강재를 거래 한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가장 크게 우려됐던 것은 일본산 철스크랩이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일본산 일반 용해용 철스크랩은 300만톤에 달한다.

철스크랩은 산업의 특성상 상당부분에서 유통경로가 불 분명하고 발생처를 알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오염된 철스크랩이 한국에 수입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사실 처럼 회자되기도 했다. 또 그럴 개연성도 충분히 있다.

이 때문에 전기로 제강사는 방사능 측정기를 설치하고 전수 측정해 안전한 스크랩만 사용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완벽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제공한 일본측이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안전한´ 철스크랩이 공급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줘야 한다.

한국 정부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일본 공급사들에게 방사능 측정기 설치 및 전수 검사와 검사 실적을 전산 자료로 제출해 수출하도록 강제할 예정이다. 빠르게는 7월1일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 철스크랩업계가 이에 대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첫번째는 장비 구입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수출 업체들이야 일정한 규모를 갖춘 기업들이지만 스크랩업의 특성상 중소상은 영세 업자일 수 밖에 없다. 관련 장비를 구비해야 한다면 부담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두번째는 다른 수출국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 수출이 중요하지만 방사능 측정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수출하지 않겠다는 엄포아닌 엄포 목소리도 들린다.

세번째는 원전 사고 피해가 없는 지역에서까지 방사능측정을 의무화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 원인 제공자인 일본이 해결해야

결국 부담스러우니 설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며 지금 처럼 하지는 것이다. 누가 돈들여 번거롭게 하는 것을 바라겠나? 일본 스크랩업체들의 반발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직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의견이 전달되지 않아 일본 철스크랩업계의 공식 반응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만간 공식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본의 공급사들이 현재 낙후한 시스템 개선에 미온적인 것은 사실로 보인다.

전기로 제강사들도 일본 스크랩업계의 태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일본 철스크랩을 수입하지 않으면 공장 가동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내심 완화를 요청하는 다양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로 보여 우려스럽다.

전기로 제강사들은 바이코리아, 국산 철강재 사용을 강조해 왔다.

중국산 등 외국 철강 제품이 KS가 아니며, 안전하지 않으니 국산을 써야 한다고 강조해 온 것이다. 그리고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라고 주장하며 철강재 수입업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건기법을 관철 시켰다.

전기로 제강사는 제품에서 보여준 완고한 태도를 스크랩에서도 보여줘야 한다. 도래하지 않은 위협에 대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방사능에 대해 우려하고, 의심을 품는다면 안심을 시켜야 하는 것이 제강사의 몫이다. 또 제강사를 안심시켜야 하는 것은 일본 공급사들의 몫이다.

느슨한 관리로 ´만에 하나´ 문제가 불거지면 모든 책임은 제강사의 몫이며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그 때 가서 일본 스크랩 공급사를 탓해야 봐야 뭐 하겠나?

지난해 일본산 해산물을 가지고 말들이 많았다. 원산지를 변경해 일본산 가리비를 수입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철스크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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