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경북 경주지역을 강타했다. 우리나라 지진 관측 이래 가장 강한 강도였다. 이로 인해 23명이 다쳤고, 11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1년 전 발생한 경주 지진은 한반도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줬다. 이후 건축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심리는 커졌고 자연스럽게 내진용 강재에 대한 필요성도 함께 부각됐다. 이 가운데 현대제철은 내진용 강재에 대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구축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건축물 안전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편집자주]

▲ 내진 건축 국민 인식 변화 앞장서

경주 지진 이후 지진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1.5 이상의 여전은 모두 633회로 나타났다. 그 중 3.0이상 4.0 미만이 21회, 4.0 이상 규모도 2회나 발생했다. 지진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사진: 지난해 9월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경북 경주지역을 강타해 23명이 다치고 11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 사진: 지난해 9월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경북 경주지역을 강타해 23명이 다치고 11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주 지진 이후 정부는 신축 건축물에 대한 내진 설계 확대, 기존 건축물의 내진 성능 보강 등의 법안을 잇달아 내놓으며 내진 성능 강화를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연말까지 모든 주택과 연면적 200㎡ 이상에는 내진 설계를 의무화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민간기업인 현대제철도 정부의 법 강화에 맞춰 국민들의 인식 변화를 위한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은 올해 초 ‘지진을 이기는 힘센 철에 이름을 지어주세요’라는 주제로 대국민 브랜드 공모전을 실시했다. 공모전을 통해 건축물 안전을 높이는 내진 강재의 중요성을 알림과 동시에 일반인들에게 내진 강재를 보다 친숙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또 현대제철은 지진이 발생한 경주지역 내남초등학교에 내진보강공사를 무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8월 29일 준공식을 가진 내남초등학교는 지진 진원지와 인접한 곳에 위치해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고, 건물이 노후돼 보강 공사가 절실했다.

현대제철은 최적의 내진보강을 위해 공사에 소요되는 모든 철강재를 내진용 강재로 선별해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구조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공사에 적용할 공법을 선정하는 등 약 8개월에 걸친 사전준비작업을 거쳤다.

사진: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시에 소재한 내남초등학교에서는 현대제철 임직원과 경주교육지원청 및 내남초등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남초등학교 내진보강공사 준공식´이 열렸다.
▲ 사진: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시에 소재한 내남초등학교에서는 현대제철 임직원과 경주교육지원청 및 내남초등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남초등학교 내진보강공사 준공식´이 열렸다.

이 외에도 현대제철은 내진 강재 사용을 통한 건축물 안전 이미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하반기 중 TV 광고 등 매체별 광범위한 마케팅도 함께 펼쳐나갈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업체들과 여성소비자단체 등에도 내진용 강재 필요성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지진의 위협에서 안전한 건축물이 될 수 있도록 내진용 강재에 대한 국민 홍보를 지속해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 차별화된 내진강재 포트폴리오 구축

현대제철은 전기로 제강 분야에서 항상 기술을 선도해온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H형강 생산을 시작했으며, 조선용형강, 시트파일, 철도 레일 등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해왔다. 특히 건물이 고층화 및 대형화 추세를 보이면서 내진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에도 두각을 나타났다. 지진 공포가 확산되면서 현대제철의 내진용 강재는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현대제철의 주력 내진용 강재인 SHN(내진용 H형강)
▲ 사진: 현대제철의 주력 내진용 강재인 SHN(내진용 H형강)

현대제철이 보유하고 있는 내진용 강재는 크게 SHN(건축구조용 열연압연 H형강), SN(건축구조용 후판), SD400S/SD500S/SD600S(내진용 철근), STKN(건축구조용 탄소강관) 등으로 분류된다. 특히 이 가운데 대표적인 내진용 강재는 SHN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내진성능이 확보된 H형강 개발에 성공하며 불모지나 다름없던 내진용 강재 시장을 개척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지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희박해 내진용 강재에 대한 수요도 미미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최근 시장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SHN 판매는 가파른 증가세를 연출하고 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2010년 2만톤에 불과했던 SHN 판매는 지난해 60만톤에 육박하며 불과 6년새 30배에 달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스틸데일리 DB
▲ 스틸데일리 DB

특히 최근 2~3년 사이의 판매 증가는 괄목할 만 하다. 여기에는 지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확산과 함께 현대제철의 적극적인 내진성능 개선, 설계영업 등을 통한 저변확대 등의 노력이 가미됐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SHN에 대한 수요업체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 생산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을 일반재보다 낮거나 동일한 수준으로 공급하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또 다른 주력 강재인 내진용 철근도 지난 2010년 최초 개발한 이후 2013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새롭게 개정된 철근 KS 인증을 지난해 11월 취득하고 SD400S~SD600S까지 총 3종의 내진용 철근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계발한 SD500S와 SD600S는 고성능 내진 철근으로 높은 강도의 지진에도 건축물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내진강재 新사업 동력 부상

현대제철의 내진용 강재는 자동차용강판과 함께 자체적인 고부가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속적인 R&D 투자와 타사와는 차별화된 내진용 강재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향후 내진용 강재를 비중있는 수익원으로 키워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미 현대제철이 개발한 SHN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IFC in seoul, 일산 킨텍스 등 국내 주요 건축물뿐만 아니라 해외 화력발전소, 제2남극기지 등 극한 환경에 건설된 구조물까지 널리 적용되고 있다. 내진용 철근도 한국전력기술(KEPCO E&C) 신사옥 건설에 투입된데 이어 2014년에는 아프리카 가나 타코라디 지역 가스복합 화력발전소에 공급하는 등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받고 있다.

향후 지진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고층건물이 확대될 것을 고려하면 내진용 강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과의 협업을 통해 내진용 강재 작용을 늘리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할 예정이다.

▲ 내진강재 시장 전망은?

다만 아직까지 국내 내진강재 시장은 홍보와 시장 인식 부족으로 공급이 제한적이다. 강구조에 주로 쓰이는 H형강의 경우 내진강재 사용비율이 2012년 4%에서 2016년 21%로 상승했지만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또 내진용 철근은 시장도입 단계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다.

이는 내진설계는 도입되었으나 일본과 미국처럼 내진용 강재 사용에 대한 강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건축물에서 SN강재만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미국도 구조엔지니어가 강재를 선정할 때 내진성능을 확보한 건축구조용 강재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특수모멘트골조, 특수강판벽 등 일부 구조물에서만 ‘내진성이 뛰어난 강재인 SN 및 SHN강, TMC강을 사용해야 한다’고 축소 규정하고 있다. 또 내진용 철근의 경우 설계기준내 강종이 등재되지 못하고 성능만 규정하고 있어 공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새롭게 개정된 KS에 내진용 철근이 포함되면서 이러한 어려움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지진으로 국민들의 건축물 안전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정부도 국민 안전을 위한 관련 제도를 강화하고 있어 향후 내진용 강재의 시장 확대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