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춘보 한일철강(주) 명예회장이 2월7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6세. 이제 철강업계에 고인은 있지 않지만 한국철강업과 평생을 함께 해온 철강업계 어르신의 빈자리는 점점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한일철강의 창업주 故엄춘보 명예회장을 기리며 글을 정리해 보았다. [편집자 주]

한일철강(주)의 역사가 한국 철강의 역사다.

한일철강(주)은 한국철강산업과 그 맥을 함께 했다. 한일철강이 대한중공업 대리점 일대는 한 달에 5백톤 정도를 담당했고 대한중공업이 인천제철이 되었을 때는 한 달에 2천톤 포항제철 대리점이 된 이후에는 한 달에 2만톤을 이미 넘고 있었다. 또한 파이프 판매량은 월 1만톤 이상이 되었다. 유통에서 생산을 직접하고 전세계 30여개국에 철강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1999년에 1천만불탑, 2001년에 2천만불탑을 수상했고 2003년 한일철강 강관사업부가 분사하여 하이스틸이 설립되어 2005년에는 3천만불탑을 수상하였고 2012년 5천만불탑을 수상하였다.

현재 공장은 한일철강은 인천에 1곳, 포항에 2곳, 평택에 1곳등 총 4곳에 공장이 있다. 오산공장에서 평택으로 이전한 코일센터는 22T (폭 2500m/m) Jumbo Shear LIne 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코일센터 중 최대의 설비와 가공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일철강 평택공장 공장 내부
▲ 한일철강 평택공장 공장 내부


계열사인 하이스틸은 인천에 3곳, 당진에 1곳등 총 4곳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하이스틸 당진공장에 보유한 롤벤더 설비와 콜드 익스펜더 설비는 SAW 강관의 수준을 한 단계 높혔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원유, 가스 수송용으로 전 세계에 수출되고 있다.

하이스틸 당진공장 콜드익스펜더
▲ 하이스틸 당진공장 콜드익스펜더


또한 중국 강음시에도 중국강음한일강철유한공사를 설립하여 자동차용 소경관과 세경관을 생산하여 중국내 주요 자동차 회사에 강관을 판매하고 있다. 철강유통에서 시작한 회사가 코일센터와 파이프제조 공장을 갖춘 명실 공히 한국철강업의 한 축을 받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엄회장은 평소 가장 기쁠때가 다른 사람들로 부터 ‘한국의 철강업에 이바지한 회사가 한일철강이다.’라는 말을 들을 때라고 말했다. 철강 외길로 58년 동안 한국철강과 함께 해 온 한일철강 엄춘보 명예회장 이야말로 조용하게 한국철강업을 지탱해온 거목이자 산증인이다.

하이스틸 인천 제1공장 전경
▲ 하이스틸 인천 제1공장 전경


별을 사랑했던 진정한 철강의 별

엄회장은 2007년에 경기도 양주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테마파크인 송암스페이스센터를 세웠다. 엄회장의 농장이 있던 자리에 세운 천문대인데 평소 엄회장은 주말이면 취미 생활로 가족과 함께 서울 인근 유원지나 산들을 찾고는 했는데 장흥면 석현리를 본 순간 맘에 들어 1968년에 30만평을 매입하고 잣나무 15만주를 심었다. 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울창한 숲으로 바뀌었는데 양주군청에서는 엄회장에게 양주 최고의 독림가(篤林家)상을 주었다.

엄회장은 일본을 왕래하면서 일본을 부럽게 생각한 것이 있었는데 일본 천문대를 보면서 최고의 우주 교육기관인 천문대 설립을 열망했다. 개인 재산의 상당부분을 투자하여 아시아는 물론 세계 어디에 견주어도 단연 독보적인 천문우주 교육시설인 송암스페이스센터를 설립한 것이다.

송암스페이스센터 본관동
▲ 송암스페이스센터 본관동


엄회장은 천문대 설립 당시 80세가 넘어 천문대를 왜 건립하냐는 질문에“먼 옛날 세계를 제패하는 자는 징기스칸의 몽골 같은 육지전에 강한 나라였다. 그 후에는 스페인, 영국 같은 해전에 능한 나라가 세계의 강국이 되었고 현재는 하늘을 지배하는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우주를 장악하는 나라가 세계에서 우뚝 서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천문우주분야에서는 우리나라의 수준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경제 규모보다 많이 뒤쳐져 있는게 현실이다. 특히 학생들에게 천문우주에 관하여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제대로 된 시설은 전무한 실정임을 절실히 느꼈던 엄회장은 비록 우리의 힘이 부치는 일이나 매우 적절하고 필요한 시설을 결단하여 실행한 것이다. 이는 번 돈을 개인이나 가족의 향락을 위해 쓰지 않고 자라나는 청소년과 일반인의 천문 및 우주에 관한 지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사용한 것으로 단순한 장학금 수여나 기부보다도 훨씬 뜻있는 일이라 할 것이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계명산 100만m²의 땅에 건립된 송암스페이스센터는 사설천문대로는 국내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연면적 450평,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인 송암스페이스센터는 남산케이블카보다 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천문대에 도착한다. 페리우스자리의 쌍둥이 별인 알비레오 알파와 베타에서 따온 두 대의 케이블카는 계명산의 아름다운 경치는 물론 멀리 도봉산, 북한산, 사패산 등도 볼 수 있다.

송암스페이스센터 케이블카
▲ 송암스페이스센터 케이블카


관측실에는 60cm급 리치-크레티엥 방식의 반사망원경과 다양한 보조 망원경 7종을 설치하였다. 송암스페이스센터의 반사 망원경은 한국천문연구원과 표준과학연구원이 제작한 것으로 순수 국산 기술로 상용화된 대형 천체망원경 1호로 우리나라 천문기술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이러한 과정도 송암스페이스센터 설립을 앞두고 엄회장의 의뢰로 만들어진 것이다.

엄회장은 58년 철강회사를 운영하면서 뼛속까지 철강인이었으며 작년까지도 매주 주말이 없이 공장을 돌아다니며 공장직원들을 격려했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