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 향방 놓고 이견´

- 트레이더, 강보합..제강사 오를만큼 올랐다

2004-03-05     손정수 기자
향후 철스크랩 가격의 향방을 놓고 제강업계와 트레이더들간의 이견이 커지고 있다.

제강업계는 철스크랩 가격이 꼭지에 도달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데 반해 트레이더들은 아직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의 상반된 견해는 지난 2주간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철스크랩 시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제강업계가 오를만큼 올랐다고 보는 것은 중국시장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이다. 제강업계는 중국의 원료 수요 증가로 인해 국제 가격이 올랐다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철스크랩 구매가 위축되기 시작한데다 선철, 빌릿 등 원자재와 반제품의 수출 여력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선철 빌릿, 와이어로드 등의 수출 오퍼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제강 및 단순압연업체들은 하락을 기대하면서 구매를 늦추는 모습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오를만큼 오른 것아니냐?”며 “중국의 원자재 수급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INI스틸은 일본산 철스크랩을 톤당 2만8,900엔(FOB) 수준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도 희소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의 동경제철이 톤당 2,000엔 가량 가격을 올렸지만 수출가격은 횡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오퍼량도 증가하고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또 대형모선의 경우 계절적으로도 6월 이후 도착분에 대한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철스크랩 수요의 비수기 진입이 임박해 있다.

제강업계의 ‘상투론’은 제품 가격의 폭등에 따른 중국내 수요업체들의 반발로 더 이상 추가 상승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상승보다는 하락 혹은 약보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트레이더들은 아직 대세 상승은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 특히 전세계 철스크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시장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 최대 철강사 중 하나인 ISG는 최근 일관제철 공정에 철스크랩을 투입하기로 하고 클라이슬러의 Factory Bundle을 구매했으며, 조업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의 일관제철소들은 코크스 등 원자재의 부족을 철스크랩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현재 철스크랩 가격을 감안할 때 생산원가가 5~7달러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서차지 등 탄력적인 가격을 적용하고 있어 철강사들의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것이 트레이더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수출 규제에 따른 터키의 미국 동부산 철스크랩의 구매가 이어질 경우 철스크랩의 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하락요인은 많지 않다는 것이 트레이더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전세계 제강업체들이 급격한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무리한 가격 인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트레이더들은 전반적으로 강세 기조를 유지하면서 가격 상승폭은 낮은 수준에서 이어질 가능성. 즉 강보합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