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상장 63개社, 3분기 수익성 턴어라운드..내수는 ‘미완의 회복’

- 63개사 매출 3.4% 감소…영업이익 19.7%↑, 순이익 80.1%↑ - 포스코 수익성 견인, 세아그룹 계열사 실적 선방 - 특수강·STS 일부 호조, 냉연·강관·철근은 채산성 압박 지속 - 고부가·원가 절감 중심의 ‘체질 개선’이 향후 관건

2025-11-26     손연오 편집국장

2025년 3분기 국내 철강 상장사들의 경영 실적은 전반적인 매출 둔화 속에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개선되며 ‘선별적 회복’ 흐름을 보였다.

고환율 환경과 원자재 가격 안정 효과, 그리고 고부가 제품에 집중한 대형사들의 선전이 맞물리면서 이익 반등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건설 및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은 업종인 냉연·철근·강관 부문은 여전히 채산성 압박을 벗어나지 못하며 업종별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 철강 상장 63개사의 3분기 합산 매출액은 20조 6,0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7,366억 원으로 19.7%, 순이익은 5,087억 원으로 80.1% 급증하며 수익성 회복을 알렸다. 이에 따라 평균 영업이익률은 3.6%로 전년 대비 0.7%p 상승했다.

포스코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8조 7,9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전 분기 대비 1.7%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5,8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6%, 전 분기 대비 14.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6.6%로, 전년보다 0.9%P 상승했다.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공정 효율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은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실적 개선 폭은 크지 않았다.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4조 5,3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으나, 전 분기 대비 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71억 원으로 3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 흐름을 끊었다. 영업이익률은 1%로, 전 분기 대비 1.2%P 상승했다.

냉연 제조사의 경우 글로벌 관세 리스크와 내수 부진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KG스틸은 매출 7,038억 원, 영업이익 225억 원, 영업이익률 3.2%로 선방했지만 수출 비중이 50%에서 47.7%로 낮아졌다. 동국씨엠은 영업손실 52억 원, 순손실 23억 원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매출 2,751억 원, 영업이익 43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업계는 “완제품 가격 하락 폭이 열연보다 커 가격 전가가 어려웠다”며 “아연 가격 상승까지 겹쳐 제조원가 부담이 가중됐다”고 전했다.

상장 코일센터의 3분기 수익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열연 코일센터 5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0.7%로 전분기 대비 0.6%p 하락했다.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관세 효과가 일시적으로 작용했으나, 판매가격 정체와 공급단가 인상으로 개선 폭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냉연 코일센터 4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3%, 전분기 대비 0.9%p 상승했다. 자동차향 수요와 조달 효율화 영향으로 일부 개선됐지만, 여전히 1%대의 ‘수익 구조가 고착됐다.

건설 경기 침체와 철근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기로 제강사의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 유통가격이 연초 대비 약 15% 하락한 반면, 스크랩 가격은 10% 상승해 스프레드가 크게 좁혀졌다. 전반적으로 생산량 감소와 감가상각비·인건비 상승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졌고, 매출원가율이 90%에 육박했다. 결과적으로 3분기는 대한제강만 흑자 유지, 한국철강·환영철강은 적자 전환했다.

스테인리스 업계의 경우 3분기 온도차가 발생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매출 1,926억 원, 영업이익 77억 원, 순이익 56억 원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대양금속은 영업이익 13억 원, 순이익 11억 원으로 모두 흑자 전환했고, 티플랙스·황금에스티·성원 역시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쎄니트는 매출 증가에도 순손실, 유에스티와 이렘은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는 “고부가 제품 확대와 체질 개선이 실적을 견인했지만, 내수 둔화와 원가 변동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특수강봉강 업계의 경우 전방 산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수강 업계는 대형사 중심의 수익성 방어가 돋보였다. 세아창원특수강은 매출 3,522억 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 178억 원, 순이익 134억 원으로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세아베스틸은 영업이익이 46억 원으로 줄었으나, 순이익은 171억 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반면, 동일산업은 적자 전환했으며, 원일특강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하락했으며, 광진실업, 동일스틸럭스 등 중소형사는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단조업계의 경우 기업별로 편차는 있지만 조선·에너지·기계 부문 수요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대창단조의 경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줬으며, 흥국도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태웅의 경우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선재업계는 3분기 들어 전방산업 회복과 수출 증가로 수익성이 뚜렷이 개선됐다. 고려제강은 매출 약 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이 급증하며 호조세를 보였으며, 세아특수강은 영업이익 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급증했다. 업계는 “자동차용 CHQ 제품과 수출 중심 고부가 강선재의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며,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만큼 수출 중심 전략과 원가 효율화가 핵심 과제”라고 평가했다.

3분기 강관 상장사 11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5%로 낮아졌다. 세아제강은 매출 3,018억 원, 영업손실 5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넥스틸도 영업이익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반면 SK오션플랜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휴스틸은 순이익 236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3분기 철강업계 실적 개선은 포스코, 세아계열 등 고부가·수출 중심의 대형사들이 이끌었으며, 이는 일시적인 원가 안정과 환율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의 개선세가 구조적인 전면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4분기 실적은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수요 산업의 회복 속도와 더불어, 고부가 제품 전환, 원가 효율화, 해외 시장 다변화 등 기업별 체질 개선 노력의 성과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별로 ‘선별 회복’은 시작됐지만 전면적인 반등은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원가 절감과 고부가 제품 전환, 각 국의 통상 정책에 따른 해외시장 다변화가 철강업계의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