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건설용 철강 시장, 수급 불균형 ‘악화일로’

- 철근 월간 거래량 최근 4년 최저치 기록 - 부동산 개발·착공 지표 동반 하락 - 인프라 투자까지 마이너스로 전환

2025-11-25     김은주 기자

중국 건설용 철강재 시장이 좀처럼 수급 불균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감산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건설용 철강 대표 품목인 철근은 생산 축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스틸에 따르면 철근 주간 생산량은 2022년 311만 톤을 정점으로 2023년 266만 톤, 2024년 217만 톤까지 크게 줄었다. 특히 2024년에는 철근 국가표준 정책 변경의 영향으로 생산이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들어서는 약 220만 톤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생산 감소는 중국 정부의 감산 유도 기조와 철강사들의 자발적 감산이 맞물린 결과다. 공급 과잉과 이윤 악화로 철강사들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건설용 철강재 중심에서 벗어나 판재류·특수강 등으로 품목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수요 감소 폭이 공급 감소를 훨씬 웃돈다는 점이다. 수요 부진은 거래량 감소로 확인된다. 중국 건축용 철강재 일일 거래량은 2022년 15만 톤에서 2024년 11만 톤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약 10만 톤 수준에 머물고 있다. 월간 거래량 기준으로도 지난 5월과 10월 거래량이 각각 194만 톤, 182만 톤으로 최근 4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철근 월간 거래량(단위: 톤), 자료: 마이스틸

이 같은 흐름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영향이 크다. 10월 부동산 개발투자는 전년 대비 23% 줄었고, 신규 착공 면적은 29.5% 감소했다. 1~10월 개발 투자액도 전년 대비 14.7% 줄었으며, 신규 착공 면적 또한 20% 가까이 감소해 투자와 착공 모두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인프라 투자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10월 인프라 투자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해 202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지방채 발행 둔화와 지방 부채 처리에 재정이 우선 투입되면서, 인프로 부문으로 흘러가는 자금 자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철근 가격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1일 중국 상하이 지역 철근(HRB400, 20mm) 가격은 톤당 3,220위안으로 올 초 대비 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수요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다며 수급 불균형을 더욱 고착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낙후 설비를 중심으로 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