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들면 표준’...K-컬러강판 기술, 세계 기준을 만들다
- 디자인·친환경·안전성 모두 선도...컬러강판 시장 재편 중 - 가전·건축· 시장에서 스페셜티 컬러강판 수요 창출 가속화 - 암석·목재·아노다이징까지...프리미엄 건축 소재로 진화
국내 컬러강판 산업이 최근 3년간 단순 도장 강판 수준을 벗어나 ‘스페셜티 메탈’ 중심의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 독창성 ▲친환경 대응력 ▲안전성 강화 ▲공정 혁신 등 네 가지 핵심 축에서 주요 기업들이 기술 방향성을 일치시키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국내 컬러강판 제품들은 이제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기술 기준을 만들어가는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디자인·친환경·안전성 등 모든 분야에서 국내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동국씨엠 / 친환경부터 필름까지 ‘풀 패키지 전략’
동국씨엠은 ‘폐플라스틱 재활용·생분해·라미나 필름 내재화·천연석 질감 구현’이라는 네 가지 기술 테마를 앞세우며 스페셜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동국씨엠은 올해 10월 ‘듀얼스톤(Dual Stone)’ 기술을 발표하고, ‘더블스톤’·‘마블스톤’ 2종 신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롤러 도장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독자 표면처리 기술과 디지털 프린팅을 결합, 패턴 반복 없이 최대 10m 길이로 자연석 무늬를 구현했다. 고내식 도금강판(GIX·GLX)을 적용할 경우 최장 30년까지 품질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생분해성 보호필름 ‘DK-BDF’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 필름 안에 미생물 캡슐을 담아 상온에서 자연 분해되도록 한 기술로, LG전자와 적용 검토 중이다. 또한 컬러강판 업계 최초로 라미나필름 자체 생산(FCL) 체계를 구축, 라미나강판 전용 라인(S1CCL)과 연계해 고급 가전 시장 대응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2023년 출시한 ‘리-본 그린 컬러강판(Re-born Green PCM)’은 1톤 생산 시 500ml 페트병 약 100개를 재활용하며, 전기로 열연강판 사용으로 탄소배출량을 기존 대비 25% 수준으로 낮췄다.
KG스틸 / ‘친환경·불연·항균’...규제 대응력 강화
KG스틸은 법·환경 규제 대응력 강화와 시장 확대를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KG스틸은 2025년 업계 최초로 ‘3코팅 PCM 불연 칼라강판’을 개발했다. 기존 액상 도장 방식 없이 코팅된 상태로 공급되어 가공 후 즉시 현장 적용이 가능하며, 한국화재보험협회로부터 불연 성능을 인증받았다. 지하철 역사 등 공공시설 내장재 시장이 주요 타깃이다.
아울러 2024년 발표한 ‘스톤 엠보(Stone Emboss)’는 화강암 질감을 사실적으로 구현한 컬러강판으로, 국내 엠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반으로 총 7가지 패턴 라인업을 갖췄다.
또한 2023년 ‘엑스톤(X-TONE) 논크롬’ 제품을 출시하며, 환경부 페인트류 크롬 사용 금지 시점을 1년 이상 앞서 대응했다.
포스코스틸리온 / 건축 특화 기술 + ESG 실천형 제품 확대
포스코스틸리온은 건축 자재 시장에 최적화된 소재 기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형 제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올해 4월에는 ‘재생 카본블랙(Recycled Carbon Black)’ 안료를 적용한 컬러강판 개발에도 성공했다. 국내에서 연간 30~40만 톤이 폐기되는 폐타이어를 열분해하여 추출한 탄소 잔재물을 고기능 안료로 재활용한 기술로, 시험생산 결과 2T 굽힘 테스트에서도 박리(剝離) 현상이 없었고, 내후성(500시간)·도막 밀착성 등 건축자재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안료를 넘어 컬러강판 보호용 ‘재생 보호필름’까지 함께 개발, 부착·탈착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향후 가전용 강판 및 그라비아 인쇄 잉크까지 적용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2024년에는 현무암 색감과 질감을 구현한 ‘윈스톤(WINSTONE)’을 선보였다. 별도의 엠보 공정 없이 도장만으로 요철 질감과 멀티 색상 표현이 가능하며, 건자재 시장에서 차별화된 고급 외장재로 평가받는다.
또한 ‘Recycle-Bio 컬러강판’**을 개발해 폐플라스틱 약 40개(500㎖ 기준) + 5% 이상 바이오매스 성분을 활용했으며, 기존 원유 기반 공정 대비 탄소 배출량을 40% 이상 절감했다. 2023년에는 이동형 모듈러 학교에 바이오매스 컬러강판을 국내 최초 적용, 친환경 교육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했다.
세아씨엠 / 고급 디자인 바탕 건축시장 공략
세아씨엠은 신제품 개발에서 ‘고급감·디자인 완성도·국제 건축시장 대응력’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아씨엠은 올해 11월, 프리미엄 프린트 컬러강판 ‘프린-아노다이징(PRIN-ANODIZING)’을 출시하며 주목받았다. 기존에는 알루미늄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아노다이징 특유의 메탈릭 광택과 질감, 고급 색조를 철강 기반 소재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철강 위 프린트 방식으로 재현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고,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공정에서 발생하던 색상 불균일 문제도 개선했다. 회사는 해당 제품을 루버 패널, 브랜드 사인, 고급 건축·광고물 시장에 집중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알루미늄 컬러강판 ‘알룸코트(Alumcoat)’는 지난 2월 독일 BAU 2025 박람회 전시 제품에 활용되며 글로벌 설계사 및 외장재 업체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2024 베르사유 건축상’ 세계 1위를 차지한 강원도 영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에도 적용되며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 외에도 컬러강판·PPAL·도금재 5개 제품군에 대해 국제 EPD 인증을 취득, EU CBAM 등 환경 규제 대응력을 갖췄다.
최근 국내 컬러강판 기술은 ▲디자인 스페셜티 ▲친환경(ESG) ▲내구·안전성 ▲소부장 기술력까지 산업 전영역을 포괄하는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초·국내 최초 타이틀이 붙는 신제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것은, 한국 컬러강판 기업들이 글로벌 추격자에서 기준 제시자로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K-컬러강판은 앞으로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의 핵심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