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제강사, '내리고 올리고 눈치보고'

제강사 각자도생 3색 정책에 스크랩 업계 혼란 유통업계, 단기 고점 확실...높은쪽으로 수렴 전망 우세

2025-11-25     손정수 연구위원
남부지역 제강사별 철 스크랩 가격정책이 엇갈리고 있다.[사진] 한국철강

 

남부지역 철 스크랩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단기 고점을 찍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제강사별 구매 정책이 엇갈리면서 수익성 개선과 중하부상을 관리해야 하는 유통업체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대한제강과 와이케이스틸은 10월 하순에 계약과 특별구매를 모두 회수하면서 실질 구매가격이 약 30원/kg 정도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기간 한국특강은 약 10원 정도 계약 가격을 내렸고, 반대로 한국철강은 경쟁사와의 구매가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주에 계약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사별 가격 정책은 하루 입고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한제강의 최근 하루 입고량은 1,000톤대 중반, 와이케이스틸은 1,000톤 남짓으로 평소보다 약 1,000톤 정도 적은 수준이다. 반면 가격 대응에 나선 한국철강은 1,000톤대 중반에서 2,000톤대 후반으로 늘었고, 보수적인 가격정책을 이어간 한국특강은 2,000톤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대한제강과 와이케이스틸이 경쟁사와의 가격 격차를 좁힐 것인지, 아니면 한국철강과 한국특강이 구매가격을 내릴 것인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한제강과 와이케이스틸은 재고에 여유가 있고, 강도 높은 감산으로 하루 1,000톤대 중반 입고가 이뤄지면 수급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관련 납품사들은 매출량 급감과 중·하부상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반면 수익성 악화로 보수적인 가격 정책을 구사했던 한국철강의 구매 정책에는 변화가 엿보인다. 한국철강은 한국특강, 대한제강, 와이케이스틸과 달리 계약과 특별구매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 왔다.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제강공장 가동률이 낮아 소비량이 적기 때문이다.

한국철강 납품사들은 "경쟁사보다 가격이 10원~20원 낮아 납품이 어려웠다. 오히려 부산이나 함안의 제강사에 판매하는 물량이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철강은 대표이사 변경과 함께 납품사와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그리고 최근 계약 확대를 통해 경쟁사와의 구매가격 격차를 해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크랩업계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경쟁사들이 실질 구매가격을 낮추면 한국철강도 낮췄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철강이 경쟁사 가격 수준까지 실질 구매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주 계약 확대가 한국철강의 스크랩 구매 정책 변경의 신호탄인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낮은 철근 가격으로 스크랩 가격에 대한 인하 압력이 거세지만 시중 발생량이 적어 제강사가 쉽게 가격을 대폭 인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시중 발생량이 적어 높은 쪽으로 가격이 수렴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12월 제강사의 재고 조정에도 타이트한 수급으로 인해 시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강사의 가격 정책이 엇갈리면서 유통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제강사별 구매가격 격차가 벌어지면서 수익을 쫓아 납품처를 바꾸는 중소상이 늘면서 납품사와 하부상사이의 신뢰에 기반한 거래 관계가 약해지고 있다.

또한 가격이 들쭉날쭉하면서 재고 평가 이익에 대한 유통사들도 관심도 급증해 그나마 줄어든 유통량이 더 줄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