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價 저점 통과 신호?...현대제철, 12월 가격 인상 ‘재시동’

- 현대제철, 12월 유통향 가격 인상 결정...가격 인상폭은 미정 - 11월 인상 무산 한 달 만에 재추진...AD 효과 점진적 반영 전망 - 반덤핑 전 저가 수입재 재고 소진되며 시장 구조 변화 가속화 - 글로벌 시황 회복·고환율 부담 겹치며 가격 조정 불가피 판단

2025-11-21     박현욱 선임기자

현대제철이 유통향 열연 공급가격 인상을 다시 추진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12월 유통향 열연 공급가격 인상을 결정하고, 고객사들에게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객사와 12월 유통향 열연 공급가격 인상에 대해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상 폭에 대한 조율 부분만 남았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가격 인상 시도가 시장 수요 침체로 무산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움직임이 감지된 것으로, 반덤핑 제도 시행 이후 수입 재편과 글로벌 시황 반등,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더 이상 가격 조정 시점을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인상 무산...후판 선행학습 및 수요 침체로 AD 효과 지연
추석 이후 유통업체들은 메이커의 열연 공급가격 인상을 반영하기 위해 11월 호가 인상을 추진했으나,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 9월 중국 및 일본산 열연에 대해 30%대 수준의 고율 잠정관세가 부과되면서 AD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수요 침체와 기존 재고 부담이 맞물리며 오히려 가격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잠정관세 영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업계에서는 관세 부과 이전에 유입된 저가 수입재 재고가 시장 변화를 지연시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10월 누적 중국산 열연 수입량은 118만 6,374톤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잠정관세 부과 이전인 1~8월까지는 114만 2,777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4% 증가했다. 즉 관세 부과 직전 물량이 집중 유입됐고, 이후부터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또한 열연은 후판 반덤핑 사례를 통해 시장이 사전에 대응할 시간을 가졌던 품목으로, 관세 적용 직후에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으나 재고 정리가 진행되면서 점차 AD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참고: 한국철강협회

제3국산 대체재도 원가 80만 원대...국산과 가격 역전?
지난 9월 중국과 일본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 조치 이후 대체재로 제3국산 열연 수출오퍼가 증가했다.

최근 대만,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산 오퍼가 집중되고 있으며, 8월 톤당 530달러(CFR) 수준이던 한국향 수출오퍼 가격은 현재 5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으나, 국내 통관 시 가격은 톤당 70만 원대 중반, 가공 후 실제 도착 원가는 8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오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입 시 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현재 시트 기준 국내 열연 유통가격은 정품이 톤당 81만~82만 원, 수입 대응재는 76만~77만 원, 중국산은 약 76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는 제3국산 오퍼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수입 원가가 국산과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기존 중국산 저가 재고 소진 이후에는 시중 유통가격 하단부인 수입재를 중심으로 시중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열연 가격 저점 확인...환율도 '불장'
최근까지 약세를 이어왔던 글로벌 열연 시장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평가되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요 철강사들이 11월 공급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 시장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코(Nucor)와 NLMK USA 등이 잇따라 인상에 나섰으며, 특히 뉴코는 최근 한 달 사이 열연 공급가격을 약 35달러 추가 인상해 톤당 910달러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역시 내년 1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비용이 반영되면 자국 내 철강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제철소들은 1월 인도분 기준 톤당 약 650유로에 가격을 제시하고 있으며, 북유럽 주요 제철소들은 1분기 출하분에 대해 톤당 700유로 선까지 인상을 검토하는 등 가격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원·달러 환율은 고환율 흐름을 유지하며 연말 달러당 1,50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도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제철사들은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수요 여건만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 여력은 제한적이나, 수입 물량 감소와 재고 축소, 글로벌 시황 반등 및 고환율에 따른 원가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국내 수요 여건만으로 보면 가격 인상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수입 물량 감소와 재고 축소, 글로벌 시황 반등, 고환율에 따른 원가 상승 등을 감안할 때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메이커 간 열연 적정 공급량을 재산정하고 유통업체 간 판매경쟁이 완화될 경우, 이르면 올 연말을 기점으로, 늦어도 내년 초 중국 및 일본산 열연 반덤핑 최종 판정 이후 시장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