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STS 업계 실적 ‘극과 극’...수출과 원가 경쟁력이 갈랐다
대만 스테인리스 업계를 이끄는 양대 산맥인 유스코와 탕앵의 올해 10월 경영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업계 1위 유스코는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월간 최고 매출을 달성한 반면, 탕앵은 내수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매출이 반토막 났다.
대만 최대 스테인리스 생산 업체인 유스코는 10월 연결 기준 매출이 41억 4,000만 대만달러(한화 약 1,8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49.8% 급증한 수치이며, 전년 동월 대비로도 12.27% 증가한 실적이다.
이번 실적은 유스코가 올해 기록한 월간 매출 중 최고치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05% 감소한 상태지만, 하반기 들어 회복세가 뚜렷하다. 유스코 측은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탕앵은 시장 침체의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탕앵의 10월 연결 매출은 5억 4,736만 대만달러에 그쳤다. 전월 대비 28.3% 감소했으며,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무려 57.43%나 급락한 수치다.
탕앵 측은 "시장 수요 위축으로 인해 스테인리스 제품의 판매 단가와 판매량이 동시에 하락하며 매출 감소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대만 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두 기업의 실적이 이토록 벌어진 배경에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원가 구조의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유스코의 매출 증가는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 내수 시장이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유스코는 유럽 및 동남아 등 해외 시장으로 물량을 밀어내며 가동률을 유지했다. 반면, 내수 유통 시장 의존도가 높은 탕앵은 대만 내부의 수요 절벽을 피하지 못했다.
또한 제강부터 압연까지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춘 유스코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니켈선철 활용 비중을 조절하고 인니 청산에서 블랙 코일 등을 대량 조달하여 원가를 방어할 수 있는 룸이 탕앵보다 훨신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