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연말세미나 2025' 성료..."변곡점 맞은 철강업계 생존전략 모색"
- 19일 한국과학기술회관 2관 프리미엄 중회의실서 개최 - 연말세미나 통해 내년 시황 전망과 생존전략 총망라
국내 철강업계는 통상규제 강화와 수입재 증가, 내수 부진이 겹친 어려운 환경 속에서 AI·디지털 전환과 탈탄소 전환까지 요구되는 구조적 변화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스틸앤스틸은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를 되돌아보고, 내년 철강시황과 업계 생존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스틸앤스틸은 19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한국과학기술회관 2관 프리미엄 중회의실에서 ‘S&S 연말세미나 2025’를 개최했다. 올해 세미나는 탈철강시대의 패러다임 전환과 AI 기반 산업 대응, 품목별 시황 전망까지 전반적인 이슈를 폭넓게 다뤘다.
세미나는 스틸앤스틸 서정헌 회장의 오프닝 스피치로 문을 열었다. 서 회장은 ‘탈철강시대, 우리의 대응방안은?’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국내 철강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변화를 짚었다. 최근 철강업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언급하며, 탈철강은 “철강산업 사양화의 다른 표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제 탈철강의 현실을 인정하고 산업정책과 기업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상공정 중심의 공급자 정책에서 벗어나 하공정·수요산업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는 한동대학교 정두희 교수가 맡았다. 정 교수는 ‘AI와 철강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철강 제조업이 겪어온 재고손실, 부정확한 수요예측, 변동성 확대 등 구조적인 한계를 짚었다. 최근의 시장 환경에서는 ERP나 자체 모델링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며, 보다 고도화된 예측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양자 머신러닝 등 고도화된 AI 예측 모델이 철강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AI를 도입해도 의미 있는 재무성과를 내는 기업은 5~11%에 불과하다”며 기술 중심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려면, 기술 도입과 함께 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틸앤스틸 철강산업연구소 유승록 소장이 ‘2026년 철강시황 전망’을 발표했다. 유 소장은 올해 철강시장을 “전형적인 불황형 L자 패턴”으로 묘사하며, 상반기 건설사 부도 우려와 제강사 감산, 하반기 건설경기 부진과 중국산 유입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내수 판매 측면에서 판재류는 저점을 통과했지만 봉형강과 강관의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소장은 2026년 철강시장의 특징으로 제품별 뚜렷한 차별화를 꼽았다. 철근·강관 등 건설용 강재는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며 개선이 쉽지 않고, 국내 철근업계 구조조정 압력도 더욱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후판·열연 등 반덤핑(AD) 조치가 적용되는 품목은 가격 상승 요인이 존재하지만, 보세공장 확대와 수요 확대 부재로 상승 폭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스테인리스(STS) 시장은 건설용 중심 회복은 더디지만 방산·특수용도 분야에서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품목별 세부 전망도 이어졌다. 먼저 봉형강 담당 김영대 부국장은 철근 가격이 “코로나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추가 하락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26년 상반기 철근 유통가격이 원가 상승과 정부 주도 설비 구조조정, 건설 성수기 진입 등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판재류 담당 박현욱 선임기자는 열연과 후판을 중심으로 2026년 판재류 시황을 전망했다. 반덤핑 관세 부과, 중국산 재고 소진, 수입 대응재의 정품 전환 등 상승 요인이 상반기 시세를 떠받칠 것으로 봤다. 다만 무관세 지역 오퍼 확대와 과열된 내수 경쟁이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강관 담당 이명화 선임기자는 국내 구조용 강관 유통 가격은 내년 상반기 소폭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수입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와 전기료 상승 등 제조 원가 부담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관의 해외 수출 감소로 인한 내수 전환 가속화 및 건설 경기 둔화는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미국의 50% 고율 관세 부과 여파로 대미 강관 수출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최악의 경우 내년 대미 강관 수출량은 70만 톤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판매량이 급감하지 않도록 최대한 비미주 시장에 대한 확대 판매 전략 마련이 중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표는 STS 담당 손연오 편집국장이 맡았다. 그는 글로벌 STS 수요가 2026년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공급과잉 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황 역시 전방산업 부진으로 모멘텀이 약한 가운데, 304 냉연(정품) 가격이 톤당 330만~350만 원대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미나는 스틸앤스틸 전 직원이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