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 호실적, 철근 제강사는 ‘적자 늪’···업계 양극화 심화

- 건설공사비 안정화로 수익성 회복세 확산 - 철근 전문 제강사 3Q 평균 영업이익률 -1.4% ‘부진’ - “건설사 회복·제강사 부진” 당분간 지속 전망

2025-11-20     김영대 선임기자

2025년 3분기 중견건설사들이 대부분 실적 개선을 이루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제강을 제외하곤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철근 전문 제강사들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주요 중견건설 8개사, 평균 영업이익률 5% 기록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중견건설사들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로 전환되거나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실적이 개선된 주요 건설사 3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296억 원, 평균 영업이익률은 5%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

특히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등 3개사는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금호건설은 영업이익 154억원(영업이익률 2.9%)을 기록했고, 코오롱글로벌은 277억원(영업이익률 4.6%)으로 전년 200억원 이상 적자에서 극적으로 반등했다.

HL디앤아이한라, 효성중공업 건설부문, 계룡건설, KCC건설, 두산건설 등 5개사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HL디앤아이한라(영업이익률 5.3%)와 효성중공업(영업이익률 5.0%)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90% 이상 급증했다. KCC건설은 영업이익률 6.8%로 가장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 배경은 '건설공사비 안정화'
중견건설사들의 실적 개선은 건설공사비 안정화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건설기술연구원(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2025년 9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31.66으로 1년간 꾸준히 13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2021~2022년 급등했던 건설공사비가 안정화되면서 고원가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준공되고, 신규 착공 현장의 원가율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철근 제강사는 '적자 늪'···대한제강만 '홀로 선전'
한편, 건설사에 철근을 공급하는 제강사들은 극심한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중견건설사들이 평균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하며 실적 개선을 이룬 것과 대조적이다.

철근 전문 제강사 3개사(대한제강, 한국철강, 환영철강)의 3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1.4%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견건설사 평균 영업이익률(5%)과 비교하면 무려 6.4%p 차이가 나며, 건설 산업 생태계 내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나마 코일철근 수출 등으로 매출을 올리고 고정비를 줄인 대한제강만이 철근 전문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철근 제강사들의 실적 부진은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급감이 직접적 원인이다. 실제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5년 1~3분기 국내 철근 명목소비(내수 판매+수입)는 535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다.

나아가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과열경쟁은 철근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면서 제강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건설사와 제강사 간 실적 양극화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공사비 안정화와 원가율 개선에 힘입어 중견건설사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반면, 철근 시장은 수요 부진·재고 과잉·가격 경쟁 심화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입장에서도 철근 조달비가 낮아진 영향이 실적 개선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철근 시장이 반등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건설사 회복–제강사 부진’의 엇갈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