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 3개社, 원가 하락 불구 3분기 실적 희비 엇갈려

- 24년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열연 소재 가격 뚜렷한 하락 - 제품 구성·수출 시장 의존도·판매 물량이 실적 차별화 요인

2025-11-19     이명화 선임기자
◇강관

국내 대표 강관 3개사(세아제강·휴스틸·넥스틸)의 3분기 성적표는 소재 가격 하락이라는 동일한 환경 속에서도 극명하게 엇갈린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관 원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열연 소재 가격이 일제히 낮아졌지만, 수익성 개선 폭은 회사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제품 구성과 수출 시장 의존도, 판매 물량 확보력이 실적을 좌우한 분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지가 국내 강관 제조 3개사의 3분기 소재·강관 가격 흐름을 분석한 결과, 소재 가격은 3개사 모두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업체별로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세아제강의 열연 소재 가격은 24년 3분기 톤당 88만 1,000원에서 올해 3분기 80만 5,000원으로 8.6% 하락했다. 원가 부담이 줄어든 만큼 수익성 반등이 기대됐지만, 강관 완제품 가격은 24년 3분기 톤당 145만 4,000원에서 올해 3분기 톤당 135만 원으로 7.2% 낮아지면서 원가 하락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내수 부진과 미국향 수출 감소가 맞물리며 판매 가격 하락 방어에 어려움이 있었고, 판매 물량까지 줄어들면서 소재 가격 인하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된 것으로 풀이된다.

휴스틸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열연 외 소재 가격은 24년 3분기 톤당 87만 4,000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톤당 84만 1,000원으로 3.8% 낮아졌지만, 강관 제품 가격 역시 24년 3분기 톤당 134만 2,000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톤당 125만 4,000원으로 6.6% 낮아져 원가 절감보다는 판매 단가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다만 휴스틸은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판관비 안정화 등 내부 효율 개선을 통해 가격 하락 국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지켜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넥스틸은 두 업체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소재 가격은 24년 3분기 톤당 88만 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톤당 80만 9,000원으로 8.1%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강관 완제품 가격은 24년 3분기 톤당 133만 5,000원에서 올해 3분기 톤당 143만 4,000원으로 7.4% 상승했다. 주요 수출 시장에서 일부 고부가 제품 라인의 해외 판매 단가가 높아지며, 소재 가격 인하 효과를 가장 효과적으로 흡수한 업체로 평가된다.

결과적으로 강관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재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분명한 호재였지만, 실제 수익 개선 여부는 업체별 제품 믹스 구성, 수출 시장별 가격 유지력, 판매 물량 확보 등 기업별 전략적 대응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졌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내수에서는 수요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각사들은 제품 구성 조정과 보수적 재고 운영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