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중국산 반제품 폭탄' 경고등..9개월간 1천만 톤 돌파

- 동남아·중동 중심으로 반제품 수출 폭증 - 일부 국가서 규제 회피 수단으로 활용

2025-11-18     김은주 기자

올해 중국산 철강 반제품 수출이 전년 대비 215%라는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9개월 만에 1,000만 톤을 넘어섰다.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동남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었으며, 한국 역시 예외 없이 9월 한 달에만 약 27만 톤이 유입되는 등 국내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는 중국산 반제품을 이용해 완제품 관세를 회피하는 '우회 수출'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향후 철강 반제품이 글로벌 무역 규제의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철강 반제품 수출은 예년 수준을 뛰어넘는 이례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수출량은 1,073만 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5% 대폭 증가한 수치로, 이미 9개월 만에 연간 1,000만 톤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9월 한 달 반제품 수출량도 149.4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9% 증가했다. 특히 수출 평균가격이 톤당 438.8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약 35달러 하락해,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수출 확대를 이끈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는 동남아·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가 두드러졌다.

그중 인도네시아 수출은 160만 5,000톤으로 전월 대비 20.8% 증가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필리핀은 122만 2,000톤(+15.0%), 튀르키예는 91만 3,000톤(+3.3%), 이탈리아는 84만 1,000톤(+6.3%) 순으로 많았다.

이어 태국은 73만 8,000톤으로 전월 대비 20.1% 증가했고, 말레이시아 역시 43만 8,000톤으로 26.1% 늘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집트는 39만 4,000톤(+29.3%), 지부티는 34만 3,000톤(+21.2%), 과테말라는 31만 2,000톤(+12.4%)을 기록했다. 한국은 27만 4,000톤으로 전체의 3%에 불과했지만, 전월 대비 14.4%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제품 수출 확대 배경으로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 △동남아·중동 지역의 인프라 투자 확대 △일부 국가의 우회수출 등이 꼽힌다. 

특히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는 중국산 반제품을 들여와 가공한 뒤 유럽·미국·인도 등에 재수출함으로써 완제품 관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향후 반제품 수출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철강 완제품은 반덤핑 관세로 수출에 제약이 따르는 반면, 반제품의 경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협정에 따라 저관세 혹은 무관세 혜택을 누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반제품 수출 공세가 장기화될 경우, 완제품 이어 반제품도 새로운 글로벌 무역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