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의 철 스크랩 평균 구매가격으로 본 3가지 변화
남부 비싸다는 말은 옛말 철근 제강사 가격 하락속도 가장 빨라 한국 시장의 갈라파고스화 심화 .. 국제 시장 영향 미미
제강사의 1~9월 철 스크랩 구매 실적이 공개됐다. 눈에 띄는 몇 가지 포인트에 대해 살펴보았다. 제강사의 평균 구매가격은 수입과 국산 스크랩 구매 총액을 구매량으로 나눈 값이다. 다만 세아베스틸과 한국특강, 한국철강, 환영철강은 국산과 수입을 분리해서 발표했다. 동국제강은 대체로 철 스크랩이지만 선철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 철 스크랩을 기준으로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기준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일대 일 비교는 착시를 낳을 수 있다. [편집자 주]
Q> 지역간 가격차 변화는?
수도권과 남부 지역 사이의 가격차가 수년간 축소되어 왔지만 최근 다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년간 남부 제강사와 수도권 제강사간의 평균 구매 가격 격차는 kg당 21원이다. 평균보다 컸던 때는 19년~21년으로 평균 41원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2022년~2025년의 평균 가격차는 6원으로 직전 3년과 큰 차이가 있다. 격차가 매년 줄어들더니 2023년에는 역전되기도 했다. 남부 제강사의 평균 구매가격이 3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4년과 2025년에는 수도권이 7원과 8원 각각 높았다.
수도권 제강사의 철 스크랩 평균 구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은 1) 형강류와 판재류 생산으로 고급 스크랩 비중이 남부 제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고 2) 인천 지역 2개 제강 공장이 국내 최대 수입 스크랩을 사용하는 곳이어서 평균 가격이 높게 형성되었던 것이다.
경기 위축과 철 스크랩 소비 감소, 현대제철의 철 스크랩 수입 정책의 변경으로 수입이 줄면서 남부와 수도권간의 격차도 빠르게 축소 된 것이다. 2023년에는 평균 구매 가격이 역전이 되었고 2024년부터 조금씩 수도권이 높아지고 있다. 수입이 대폭 줄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산 스크랩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지역 가격이 상승한 것은 철근 생산량이 급격히 줄면서 형강류와 판재류의 생산 비중이 증가하면서 고급 스크랩 소비 비중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철근만 생산하고 국산 스크랩 평균 구매가격을 발표한 중부권의 환영철강과 남부의 한국특강과 한국철강 평균 구매가격을 비교 할 때 2019년에는 남부가 5.4원 높았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0.2원과 0.4원으로 거의 같은 수준으로 수렴했다. 그러나 올해는 4.2원으로 늘어났다. 남부지역의 타이트한 수급과 일부 제강사의 공격적인 구매가 시장 가격을 올린 결과이다.
이런점을 생각하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평균 구매가격이 다소 높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고급 스크랩 비중의 증가가 평균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Q> 철근업체 하락속도가 가장 빠르다
수요가 부진한 철근 제강사의 스크랩 구매가격 하락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철 스크랩 가격은 2022년 고점을 찍고 하락세다. 2023년~2025년3Q까지 철근 전문업체는 214원, 철근+형강 겸업사는 206원, 판재특수강업체는 154원 하락했다. 국산 스크랩만 고시한 업체들과 비교해 보면 남부 철근 2사는 같은 기간에 212원 하락했고, 수도권의 환영철강은 220원 하락, 세아베스틸은 182원 하락했다. 3년간 철근용 국산 스크랩 평균 가격이 특수강용에 비해서 40원 가량 더 하락했고, 수도권은 남부에 비해 8원 더 하락 했다.
철근용 스크랩 가격이 더 많이 하락한 것은 수급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철근 소비량이 연간 1,200만 톤에서 700만 톤 전후로 추락하면서 철 스크랩 소비가 급감한 결과이다. 또 철근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원가 절감에 골몰한 것도 스크랩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Q> 수입 스크랩은 얼마나 비쌌나?
수입품과 국산간의 가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산과 수입을 분리해 발표한 제강사는 세아베스틸과 한국특강 등 2개사이다.
세아베스틸은 2019년과 2020년 수입이 kg당 5원과 4원 비쌌다. 2021년에는 65원까지 확대되었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국산 평균 구매가격이 각각 8원과 3원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51원으로 벌어지더니 올해도 40원 격차를 보였다.
한국특강도 2024년에 61원, 올해는 34원 차이를 보였다. 국산 스크랩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서 최근 2년간 국산과 수입간의 격차는 매우 컸다. 원화 약세도 가격차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대비 수입품의 가격 하락폭은 한국특강이 148원, 세아베스틸이 134원이다. 한국특강의 국산 스크랩 구매가격이 62원, 세아베스틸은 48원 더 하락했다.
Q> 제강사 평균 구매가격이 보여주는 신호는?
최근 7년간의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가격 변화가 시사하는 것은 1) 고급 스크랩과 저급 스크랩 간의 분화 2) 국제시장과 연동하지 않는 한국 스크랩 시장 3) 지역간 격차 축소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탄소 중립 수요의 가세는 계속 뒤로 밀리고 있지만 그린스틸 수요의 가세는 등급별 가격 분화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철근 수요 감소로 한국의 철 스크랩 자급도가 94%까지 올랐고, 국제 시장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탄소 중립 수요가 가세하면서 철 스크랩 수요가 증가하면 한국 제강사의 수입 비중 증가와 함께 국제시장 연동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 스크랩 소비 감소로 남부와 수도권간의 지역간 격차는 축소되었고 현재 미미한 상태이다. 다만 와이케이스틸의 당진 이전이 완료되면 남부지역 특히 부산 경남은 공급과잉이 확실시되며, 충청과 경기 남부지역은 한국 최고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수도권과 중부지역 제강사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