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쿰푸, 4,500만 달러 투자해 미국 진출 확대

핀란드의 스테인리스 및 페로크롬 생산업체 오토쿰푸(Outokumpu)가 약 4,500만 달러(한화 약 620억 원)를 투자해 미국 뉴햄프셔에 저탄소 크롬 금속 및 고순도 페로크롬을 생산하는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가동 시점은 2027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저탄소 금속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기술 상용화 단계로, 연구개발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연구소에서 지난 4년간 진행됐다. 카티 테르 호르스트 오토쿰푸 사장은 “이번 투자는 저탄소 금속 생산기술의 스케일업을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파일럿 단계에서는 하루 1kg 수준에서 1톤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이후 상업화 플랜트(연간 1만 톤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토쿰푸는 올해 9월 보스턴 메탈(Boston Metal)과 협약을 체결하고, 핀란드 북부 케미 광산에서 채굴한 산화크롬(Chromium oxide) 및 크롬 원료를 보스턴 메탈의 용융산화물 전기분해(MOE, Molten Oxide Electrolysis) 공정에 공급하기로 했다. MOE 공정은 탄소 배출이 없는 금속 제련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테르 호르스트 사장은 “파일럿 플랜트는 항공·에너지·국방 산업 등 고부가가치 금속 시장 진출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향후 니켈 등 다른 금속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메리카 시장은 스테인리스 외의 분야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토쿰푸는 미국 내 앨라배마주 캘버트 제철소에서 표준 스테인리스 제품보다 고급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스웨덴 아베스타 제강소에서는 고니켈 합금 사업 타당성 조사를 시작하며, 니켈합금 제품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저탄소 제품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오토쿰푸는 스크랩 사용 비율을 3분기 연속 97% 수준으로 유지했으며, 저탄소 페라이트계 스테인리스 ‘서클 그린(Circle Green)’ 3개 강종을 스페인 탱커 제조업체 파르시사(Parcisa)에 신규 공급한다고 밝혔다.

2025년 3분기 실적: 판매·이익 모두 감소세

오토쿰푸의 3분기 연결 매출은 12억 9,800만 유로(약 1조 9,000억 원)로, 전년 동기(15억 1,800만 유로) 대비 14.5% 감소했다. 조정 EBITDA는 3,400만 유로로 전년 동기(8,600만 유로)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스테인리스 판매량은 43만 2,000톤으로 전년 동기(45만 9,000톤) 대비 5.9% 감소, 전분기(48만 3,000톤) 대비로는 11% 감소했다.

테르 호르스트 사장은 “유럽 시장은 저가 아시아산 수입재 증가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CBAM을 통해 시장 질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재 유럽 내 수입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수입쿼터 축소와 관세 부과, ‘멜티드 앤 포어드(melted & poured)’ 원산지 규정 도입을 통해 15% 수준까지 줄이면 유럽 내 가동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사업: 관세 효과에도 수요 회복 더뎌

북미 부문은 3분기 조정 EBITDA가 3,000만 유로로 전분기(2,900만 유로) 대비 3.5%, 전년 동기(500만 유로) 대비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6% 줄어든 15만 6,000톤으로, 수요 부진이 지속됐다.

테르 호르스트 사장은 “관세 부과로 가격은 올랐지만 실수요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와 제조업 활동 부진, 낮은 소비심리가 수요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르크 시몬 샤르 CFO는 “미국 내에서는 데이터센터 증가로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오일·가스 산업만 상대적으로 견조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 내 스테인리스 재고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3분기 냉연 수입 비중이 23%로 전분기(21%) 대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오토쿰푸는 4분기 스테인리스 판매량이 3분기 대비 5~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EBITDA는 최대 2,000만 유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27년 말까지 1억 유로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추진하며, 약 650명 감원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