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 수출 업계, 환율 강세 불구 채산성 악화 압박 '가중'

- 미국 50% 관세 직격···대미 수출 10월 4만 톤대로 급락 - 유가·북미 리그수 정체 속 에너지용 강관 판가 반등 제한 - "미국 의존 벗어나야"···중남미 및 중동 수출 다변화 필요

2025-11-12     이명화 선임기자

원·달러 환율 강세로 강관 업계의 수출 채산성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미국의 50% 고율 관세 충격이 호재를 상쇄하면서 업계의 실적 압박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에너지용 강관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됨에 따라, 강관 업계의 판매량과 수익성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지 조사 결과, 11월 초 북미 유정관 스팟 가격은 톤당 1,980달러로 최근 3개월간 1,980~2,000달러 초반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역시 1,466원대에 형성돼 채산성에는 우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6월부터 시행된 미국의 50% 고율 관세다. 관세 부과 직후부터 대미 수출은 빠르게 위축되었고, 실제로 지난 10월 한국의 대미 강관 수출은 4만 8,437톤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격 경쟁력 저하로 신규 수주가 사실상 줄어들면서, 수출량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고, 북미 리그수는 730곳 대에 머물며 현지 에너지 시황 역시 개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요 부진 속에서 유정관·송유관 판가 인상폭이 제한적이다 보니, 고율 관세 부담을 상쇄할 만큼의 실질적인 가격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일각에서는 뉴코 등 미국 철강사들의 열연 가격 인상 기조가 유정관 및 송유관 가격의 점진적인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고는 있지만, 경기 둔화로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단기적인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강관 업계는 중남미·동남아·중동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관세 충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체 시장 확보가 연말 및 내년 강관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0% 고율 관세는 한국산 강관의 가격 경쟁력을 위축시키고 있다"라며 "환율 강세에도 불구하고, 대미 수출 축소와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