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시황] 철근價 하락 폭 줄었지만 반등 ‘요원’

- 과도한 하락에 따른 공포 확대···유통價는 여전히 약보합 - 수입산 철근, 누적 손실에 ‘판매 포기’ 관망세 확산 - 제강사별 엇갈린 연말 전략···공격영업 vs 가격방어

2025-11-12     김영대 선임기자

과도하게 떨어진 가격에 대한 공포감이 시장을 압박하면서 급격한 하락세는 다소 잦아들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수요 부진과 재고 부담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약세장은 여전히 지속되고 시중 유통가격도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주 초반 시중 철근 유통가격은 국산 기준 톤당 65만 5,000원(SD400 10mm 기준) 내외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주 대비 5,000원 가량 소폭 하락한 수준으로, 하락 폭은 줄어들었지만 가격 반등의 모멘텀은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입산 철근의 경우 상황은 더욱 어렵다. 이미 손실이 누적된 상태에서 추가 가격 인하는 손실 확대로 직결되기 때문에, 일부 유통업체들은 아예 판매를 포기하고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

한 수입 철근 유통업체 관계자는 "현재 가격으로는 물류비용도 제대로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차라리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관망하며 기다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지속되는 판매 경쟁 양상이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월 하순으로 갈수록 되레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적어도 월 중순 이전까지 최대한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분위기가 업계 전반에 팽배해 있다.

생산업체들의 마감정책에 따른 학습효과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10월 판매분에 대한 마감가격이 월초 유통가격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결과적으로 월말까지 기다린 업체들이 오히려 더 큰 손실을 본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0월 마감가격과 주간 유통가격 추이를 비교 분석해보면, 월초에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고 일찌감치 판매를 마감한 업체들은 그나마라도 손실이 최소화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때문에 월 중순까지는 판매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제강사들의 판매 정책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면서 시장에 특이점이 발생하고 있다.

연간 목표 달성과 재고 소진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다소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보수적 전략을 유지하는 업체들은 무리한 물량 공급보다는 가격 방어에 주력하면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말 정산과 내년 사업 계획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서 각 사별로 처한 상황과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과도한 경쟁은 업계 전체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