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마감에도 철근價 반등 주춤···손절 심리가 회복세 막아

- 10월분 계산서, 시중가보다 톤당 최대 8만 원 이상 높게 발행 - 생산업계 “원가 반영 불가피” vs 유통시장 “실거래가와 괴리 심화” - “월 중순 전 손절” 인식 확산···수요 위축에 재고 부담 겹쳐

2025-11-11     김영대 선임기자

10월 철근 판매분에 대한 마감계산서가 시중 유통가격 대비 높은 가격으로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철근 시장의 약세 흐름이 반전되지 못하고 있다. 가격 방어를 위한 생산업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손절 매도' 심리가 가격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가 계산서 발행에도 시장 반응 냉담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근 생산업체들은 10일을 전후해 10월 판매분에 대한 마감계산서를 거래처에 전달했다. 업체별로 차등이 있으나, 일부 계산서는 당시 시중 유통가격 대비 톤당 8만 원 이상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악화된 시황을 반영한 제강사도 10월 평균 유통가격보다는 높게 마감가격을 책정했다.

철근 시장에서 마감계산서는 해당 월의 실제 판매가격을 확정하는 중요한 지표다. 통상적으로 생산업체들은 원가 상승분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계산서 가격을 결정하는데, 시중 유통가격보다 높게 책정될 경우 저가 판매 업체가 위축되는 상황을 만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생산업체들이 원가 부담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계산서를 발행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계산서 가격과 실거래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월 중순 전 손절’ 심리 확산이 핵심 요인
업계에서는 고가 계산서에도 불구하고 가격 약세가 지속되는 배경으로 시장 전반에 퍼진 '조기 손절' 심리를 지목한다.

현재 철근 유통시장에서는 그나마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인 월 중순 이전에 판매를 마쳐야 추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러한 심리가 확산되면서 다소 낮은 가격이라도 빠르게 제강사 직송물량을 채우고 중순 이후에는 시장매입으로 돌아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10월 철근 시장이 겪은 급격한 가격 하락의 여파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여파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재고 부담을 안고 가격 회복을 기다리기보다는 차라리 선제적으로 실적을 채우고 손실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