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열연 보합 속 냉연·도금강판 공급난에 상승세

- 1월 열연 인도분 톤당 650유로 제시...협상 여지 제한적 - 북유럽 제철소, 열연 700유로 목표 속 실현 가능성 낮아 - 냉연 및 도금강판 공급 차질 지속...가격 700유로 돌파 - 이탈리아향 오퍼 가격은 톤당 610~620유로...더 오를 듯

2025-11-09     박현욱 선임기자

이탈리아 열연 가격이 전주 대비 큰 변동 없이 보합세를 유지한 가운데, 냉연 및 아연도금강판은 공급난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칼라니시(Kallanish)에 따르면, 유럽 생산업체들은 1월 인도분 기준 톤당 약 650유로(약 756달러) 수준의 납품가를 제시하고 있으며, 협상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유럽 주요 제철소들은 1분기 출하분에 대해 톤당 700유로를 목표가로 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인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탈리아 내 열연강판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아시아산 물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항만에는 수입 코일 재고가 쌓여 있고, 이로 인해 국내 제철소의 신규 주문도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열연 가격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냉연강판과 아연도금강판 시장은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동안 정체됐던 두 제품의 가격은 최근 톤당 700~710유로(공장도)를 넘어섰다.

현지 한 제강사가 올해 냉연 생산을 중단한 데다, 최근 마르체갈리아(Marcegaglia) 라벤나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냉간압연라인 일부가 가동을 멈추면서 공급 차질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냉연강판 공급이 극도로 제한되자, 수요업체들은 인도 등 아시아산 수입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유럽 내 냉연강판 수입 오퍼 가격은 톤당 610~620유로(CFR 이탈리아) 수준으로, 향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비용이 반영되면 국내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냉연강판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아연도금강판 역시 같은 흐름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은 1분기 납품분에 대해 톤당 770~780유로를 제시한 반면, 이탈리아 내수 업체들은 이보다 약 30유로 낮은 수준에서 견적을 내고 있다. 리드타임은 1월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주까지만 해도 톤당 700~710유로(공장 출하 기준) 수준에서 거래되던 물량은 현재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

한편, 자동차 업계 구매자들은 현재 아연도금강판 연간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부는 가격 인하나 동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유럽 제철소들은 톤당 50~60유로의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