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괴 최고가 경신···백관 업계, 12월 인상 행렬 예고

- 아연괴 11월 톤당 504만 원 돌파···3년來 최고가, 원가 압박↑ - 배관재·구조관 백관 인상 불가피, 11월 중순 이후 시황 분수령 - 건설 경기 위축·아파트 착공 감소, 인상 추진의 최대 걸림돌

2025-11-10     이명화 선임기자

국내 아연괴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탄소강 강관 제조사들의 백관 가격 인상은 12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연도금 공정 특성상 원가 상승분이 즉시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업계는 연말까지 인상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국내 아연괴 고시 가격은 톤당 504만 3,000원으로 최근 3년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461만 1,000원) 대비 9.4% 상승, 전년 동월(475만 6,000원) 대비 6% 상승했다. 최근 3년 평균가(425만 원)와 비교할 경우 약 79만 원이 높아진 것으로, 강관 제조사들이 체감하는 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원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탄소강 배관재 제조사들은 11월 출하분부터 백관 할인율 4% 축소를 단행했고, 12월에도 추가 축소를 검토 중이다. 구조관 업계도 11월 중순을 전후해 아연도 각관·원형관 등 전 품목에 대한 판가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올해 내내 수요 부진과 적자가 이어진 만큼, 업계에서는 수익성 하락 방어 차원에서 인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시장 환경은 인상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백관의 주 수요처가 아파트·주거용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최근 아파트 착공이 감소하면서 출하량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시중 유통량 회전율까지 둔화되면서 조관사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백관 가격의 12월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연괴를 비롯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관사들은 더이상 인상 시점을 늦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렸다.

업계 관계자는 "아연괴뿐만 아니라 원부자재가 줄줄이 오르는 상황에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요 부진이 부담이긴 하지만, 가격 정상화 없이는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12월 출하분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