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철스크랩 스프레드, ‘31만원’ 붕괴···수익성 한계치 도달
- 완제품 가격 급락·원재료 상승 겹치며 연중 최저 스프레드 기록 - 실제 거래 기준 20만원대 후반까지 추락···수익성 방어선 붕괴 - 제강사들 “원가 이하 판매 불가”···11월 가격 조정 움직임 본격화
철근과 철 스크랩 간 가격 스프레드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제강사들의 수익성이 바닥을 치고 있다. 특히 실제 판매가를 기준으로 하면 스프레드는 신저점을 경신하고 있어, 제강사들의 가격 조정 조치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스프레드 '31만원' 이하 연중 최저···3월 이후 재차 추락
업계에 따르면 철근과 중량A 철 스크랩(구좌업체 매입 평균) 가격 스프레드는 11월 1주차 기준 톤당 31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2주차와 함께 올해 최저치다.
특히 4월 5주차 최고점 43만 5,000원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 만에 12만 5,000원(28.7%)이 급락했다. 지난 7월 말과 비교해도 8만 원 이상 하락했다.
문제는 스프레드 등락 폭이다. 5월 고점 이후 스프레드의 등락이 반복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으나 등락 폭이 줄어들고 과거 고점만큼의 스프레드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장의 학습효과로 인해 그나마라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고 전형적인 불황기 수익성 악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원재료 상승 vs 제품 정체···가위 벌어지는 수익성
스프레드 악화는 원재료와 완제품 가격의 역주행에서 비롯됐다.
중량A 철 스크랩 가격은 올해 초 톤당 32만 7,000원대 초반에서 출발해 9월 초 36만 6,000원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35만 5,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초 대비 약 3만 원 상승했다.
반면 철근 가격은 지난 1월, 70만 5,000원이던 것이 4월, 76만 5,000원까지 상승했다가 최근에 들어서는 66만 원 내외까지 떨어졌다. 연초와 비교해서는 철 스크랩과 반대로 3만 5,000원 가량 하락했다.
더 심각한 것은 철근 유통시장에서 최저가 판매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60만 원 중반대 최저가를 고려한 스프레드는 20만 원대 후반 수준으로 이미 올해 최저치다. 사실상 신저점을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제강사들 "한계 상황"...11월 가격 조치 임박설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동절기 전기요금 상승까지 겹치며 극한으로 내몰린 제강사들의 대응 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프레드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미 일부 대형 제강사는 재유통향 판매를 무기한 중단하고 공급량 조절에 돌입했다. 한계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가격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다른 제강사도 10월 마감계산서 전달시점을 기준으로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 이하 판매는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하다. 스프레드 31만원은 통계상 수치일 뿐, 실제 판매가 기준으로는 20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동절기 전기료 인상까지 겹치면 판매를 지속하는 것 자체가 손실을 키우는 것"이라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실질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