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전망-H형강] 연말 수요 불확실성 속 시장 방향성 주목

- 연중 마지막 수요 기대 시기지만 수요 위축으로 회복 한계 - 수출도 부진···보호무역 강화·글로벌 경기 둔화가 변수 - 생산업계, 고가 마감 기조 유지하며 시장 신뢰 회복 총력

2025-11-10     김영대 선임기자

올해 11월 H형강 시장은 전통적인 성수기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 경기 회복 지연과 연말 발주 물량 축소 우려가 맞물리며 내수·수출 모두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할 전망이다. 추석 연휴 이후 기대했던 수요 회복세가 미미한 가운데, 연말을 앞둔 11월 시장 분위기가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수 산적한 가을 성수기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11월 H형강 내수 판매량은 평균 16만 8,4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중 9월(16만 3,700톤)과 12월(16만 2,400톤)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3~5월 춘계 성수기(평균 20만 톤 내외)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실적이다.

통상적으로 11월은 추석 연휴 이후 잠시 회복된 건설 현장 가동률이 다시 활기를 띠며 연중 마지막 수요 증가 기회를 맞는 시기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건설투자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되고 있고, 민간 건설사들의 자재 발주도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1월 내수 시장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11월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발주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지만, 올해는 건설사들의 재무 여건 악화로 오히려 발주 축소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수출 부문 역시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 5년간 11월 평균 H형강 수출량은 5만 9,200톤으로, 9월(6만 6,300톤)과 10월(6만 3,100톤)에 비해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12월(4만 6,200톤)로 급감하기 직전 단계인 11월은 전형적인 수출 감소 국면에 진입하는 시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주요 수출 국으로 물량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1월 수출은 계절적 요인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가격 정책 분수령···생산업계 전략 주목
생산업계는 10월에 이어 11월에도 가격 인상 기조를 유지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시황 회복 기미가 크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고가 원칙마감 등을 통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수요 회복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가격 인상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통업계에서는 생산업계의 가격 정책 의지는 확고하지만, 실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가격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11월이 올해 마지막 가격 관리 기회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연말 물량 소진 압박과 재고 부담이 커지기 전에 가격 구조를 정상화해야 내년 시장 대응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11월 시장은 올해 H형강 시장의 마지막 시험대"라며 "수요 회복 여부와 가격 정책 성과가 맞물리면서 내년 시장 판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