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봉형강] 철근은 공포, 형강은 관망

- 현대제철 출하 중단 여파로 철근 하락세 제동···시장에 경계감 확산 - 유통업계 “올해 장사 끝난 셈···중견 이하 건설사 움직임 거의 없어” - 형강, 제강사 인상 통보에도 시중 반응 미온···‘110만 원선’ 벽 높아

2025-11-07     김영대 선임기자

<철근>

금주 초반까지 하락하던 시세가 저지선을 만났지만 아무도 웃지 못했다. 공포감이 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가 불안한 시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주 시중 철근 유통가격은 국산 기준 톤당 66만 원~66만 5,000원(SD400 10mm 기준) 내외로 형성됐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1만 원~1만 5,000원 가량 가격대가 내려갔다. 일정 격차를 두고서 국산을 따라가던 수입산도 가격이 하락했다.

이번주는 초반과 후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초반까지는 월말에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한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됐고 이에 따라 가격 하락 속도도 빨랐다. 메신저로 전달되는 저가 판매 양상도 쉽게 관측됐다.

단, 후반 들어서는 가격 하락에 제동이 걸렸다. 현대제철이 무분별하게 떨어지는 유통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재유통 출하를 중단한 데다가 저가 판매를 용인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시장의 공포감이 확산된 모양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제강업계의 침묵을 암묵적인 동의로 여기고 막연하게 가격을 내리던 업체들 사이에 경종이 울렸다. 저가 판매 메시지도 후반 들어서는 1~2개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부족한 영업일수 탓에 판매가 부진했던 10월 이후 이월된 수요가 11월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은 현재까지 가시화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11월에는 시장 상황이 나아지리라 기대했지만 첫 주에는 이렇다 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시장의 예상보다 중견 이하 건설사들의 활동이 더 크게 위축된 것 같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 장사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형강>

금주 H형강 시장은 11월을 기점으로 생산업계의 가격인상이 시행됐지만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타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금주 시중 H형강 가격은 국산 중소형 기준 톤당 108만 원~109만 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지난주 대비 3~5만 원 가량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상승 폭은 적지 않지만 생산업계가 시장에 공지한 최소 단가를 고려하면 인상기조가 온전히 관철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밖에 수입산의 경우 베트남산이 104만 원, 일본산 96만 원, 중국산 92만 원에 형성됐다. 국산과 동일한 시점에 가격을 올린 베트남산만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앞서 10월 유통가격이 이미 생산업계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가격인상이 진행되다 보니 충분한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11월 첫째 주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겠지만 생산업계가 용인하기 어려운 최저가 판매 양상이 아직까지 시장에 잔존하는 이상, 향후에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반형강의 경우는 단기적으로 시행된 특별판매 영향으로 하방압력이 강해지는 바람에 가격이 소폭 내렸다. 다만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 추가 하락에 제동을 건 모양새다. 시중 유통가격은 톤당 86만 원 내외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