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난 갇힌 구조관 업계···8월 이후 인상 동력 '증발'

- 소재價 강세에도 인상 발표 지연···"수주 확보 위한 출혈 경쟁 불가피" - 동절기 비수기 겹치며 판매 진도율 둔화, 11월~12월 인상 동력 약화

2025-11-06     이명화 선임기자

탄소강 구조관 업계가 8월 이후 추가 인상안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소재 가격이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보다는 수주 확보를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어, 시장에 무거운 관망 기조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10월 영업일 축소로 판매 진도율이 급격히 둔화된 가운데, 감소한 거래량이 11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구조관 업계는 사실상 가격 조정보다는 인상 관망 기조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에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동절기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수요 감소폭이 커지고, 중대형 유통사들의 발주도 줄어들면서 업체 간 수주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상 시그널을 내는 것 자체가 자칫 고객 이탈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구조관 제조사들은 가격 정책을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일본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 잠정관세 부과로 국내외산 열연 가격 상승 기대감이 고조된 바 있지만, 구조관 업계로서는 8월 이후 단 한 차례의 인상 발표가 이뤄지지 못한 채 11월을 맞이했다. 통상 추석 전후나 11월~12월 한 차례 인상을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었다면, 이번 인상 지연은 이례적인 흐름이다. 그만큼 올해 하반기는 수주 공백이 심화되고 시장 수요가 부진해 인상 여건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더욱이 고가 원소재 재고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판매량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업계의 고정비 부담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구조관 제조 업계로서는 '가격 정상화'나 '수익 개선' 보다는 유동성 확보와 재고 회전율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당분간 구조관 시세의 상승 동력은 제한적이고, 내년 1분기까지는 시황 침체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구조관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신규 주문이 눈에 띄게 줄었다"라며 "업체 간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가격 인상 시기는 좀 더 늦춰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