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산업 정책] 중국 철강산업 현안 돌파를 위한 고품질화 발전 방향 ③

-중국 철강산업의 3고 3저 현상 -중국 철강산업에 대한 글로벌 환경 압박 요인 증대와 내부 비효율성 증대 -기술·제품·환경·효율 전반에서 산업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고품질화 발전 요구

2025-11-05     한성호 자문위원

지난호에서는 중국 철강산업 정책의 현안과 이슈로 감산정책에 대해 다루었다. 이번호에서는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적 문제 내용과 그 해결책으로서 고품질화 발전 방향에 대해 중국내의 시각을 중심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1. 산업 전환기의 교차로에 선 중국 철강산업

중국 철강산업은 세계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산업이지만, 2020년대 중반 들어 심각한 구조적 불균형과 과잉생산의 부담 속에서 이른바 3고 3저(고생산, 고비용, 고수출 / 저수요, 저가격, 저효율)의 고착 상태에 빠져 있다. 2024년 중국의 강재 수출은 1억 1,700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내수 부진을 보완하기 위한 수출 의존이 심화되었다. 그러나 이는 가격 하락과 수익성 저하, 무역마찰 확산이라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초래하였다. 이 같은 현실은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철강산업이 양적 확장 중심의 성장 단계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할 구조적 전환기에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2. 중국 철강산업의 3고 3저 현상

고생산·고수출·고비용의 압박

중국은 여전히 10억 톤 이상의 조강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5년에도 감소세는 제한적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내수 경기 둔화로 인한 잉여 물량이 해외로 나아가면서 수출이 급증했고, 그에 따라 반덤핑 제소와 세이프가드 조치가 잇따라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출 증가 → 단가 하락 → 수익성 악화’의 악순환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아울러 철광석과 원료탄 등 주요 원자재의 가격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제강업계는 상시적인 원가 압박에 직면해 있다. 2024년 이후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 탓에 다수의 제강사들은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제한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저수요·저가격·저수익의 내수 위기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인프라 투자 둔화로 내수 철강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철강 가격지수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 종합 철강가격지수는 90.09포인트로, 2021년의 고점 대비 약 48% 하락하였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생산자물가지수(PPI)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여, 거시경제 전반에 디플레이션 위험을 증폭시켰다. 그 결과, 철강 산업 전체 이익은 2021년 대비 90% 이상 급감했으며, 상장 철강기업의 적자 비율 또한 2.7%에서 41.6%로 급등하였다. 이와 같은 흐름은 결국 ‘양적 성장 → 구조적 과잉 → 가격 급락 → 수익성 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산업 전반에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글로벌 환경 요인: 공급망 리스크와 지정학적 제약

원자재 공급 리스크 확대

호주와 브라질산 철광석이 중국의 전체 수입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자원 확보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과 필리핀 등 주요 광물 수출국의 니켈·망간 수출 통제 조치는, 중국의 고급강 생산에 필수적인 합금 원자재 공급망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EU의 정책 압박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 이후, 미국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과 더불어 전면적인 관세 정책을 재가동하며, 중국 철강산업의 주요 수출 경로를 실질적으로 제약하고 있다. 특히 2025년 4월 미국이 중국산 철강 제품에 최대 340%의 고율 관세를 검토하여 부과한다는 조치는, 중국 철강 수출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타격을 초래하였다.

국제 자본의 광산 재편

BHP의 앵글로아메리칸 인수 제안 및 협상 진행과 리오 틴토–글렌코어의 합병 추진 논의 등 최근 글로벌 광산업 재편 움직임은 원자재 시장 내 가격 교섭력의 집중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곧 철광석 구매력 측면에서 중국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음을 의미하며, 자원 확보의 전략적 취약성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4. 내부 구조 문제 : 비효율, 자원 낭비, 산업 가치사슬 불균형

에너지 자원 낭비

2024년 기준 주요 제강사의 톤당 에너지 소비량은 표준탄 550kg에 달하며, 이는 세계 평균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과잉생산 구조가 유지되는 한 에너지 효율 개선이 정체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특히 불필요한 생산 1억 톤이 지속될 경우, 약 5,500만 톤의 표준탄이 사실상 낭비되는 셈으로, 이는 국가 에너지 절감 목표 및 탄소중립 전략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결국 중국 철강산업의 과잉 생산 구조와 낮은 에너지 집약도 개선은, 산업 경쟁력 제고와 탄소중립 실현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 가치사슬내 이익 불균형

철광석 가격 상승과 철강제품 가격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산업사슬 내 이익이 상류(광산기업)로 집중되고, 이에 반해 하류 제강업체들은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은 산업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며, 철강업체들의 비용 부담 증가와 수익성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업계의 경쟁력 저하와 장기적인 재정 불안을 더욱 부각시키는 수치로, 산업 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도한 내부경쟁과 비합리적 생산유지

지방정부의 고용 유지와 재정적 목적이 과잉생산 구조를 유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산업의 정상적인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지방 정부들이 과잉생산을 억제하기보다는 유지하려는 유인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비효율적인 생산 용량이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다. 이로 인해 비효율 용량의 존속이 시장 왜곡을 심화시키고, 철강 가격 하락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수익성 저하와 신규 투자 위축을 불러일으킨다.

5. 고품질화 발전으로의 전략적 전환

고품질화 발전이란 단순히 생산량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제품·환경·효율 전반에서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고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구조의 개선, 기술혁신의 가속화, 디지털 전환의 심화, 저탄소 기술의 실질적 돌파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생산성과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제품구조의 고도화

고급강 개발을 전략적으로 확대하여 산업의 기술 수준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제고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용 강판, 해양플랜트 구조재, 원자력 설비용 강재,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품질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품 표준화 및 품질 인증 체계를 고도화하고, 국내외 주요 인증 제도를 획득·활용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산업 구조를 특수강 중심으로 전환하여, 기존의 단순 건설재 위주 생산 체계에서 첨단산업용 소재 중심의 고도화된 산업구조로 이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술 혁신 및 디지털 전환

AI와 자동화 기술의 본격적 도입을 통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일관성을 동시에 제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예지보전, 스마트 제어, 공정 최적화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에너지 절감과 설비 가동률 향상, 불량률 저감을 추진해야 한다. 나아가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생산–물류–품질–안전 전 과정의 실시간 통합 관리를 실현함으로써, 운영 효율 극대화와 리스크 최소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구조적으로 확대하여 기술혁신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2024년 기준 상장 철강사의 R&D 투자 비율은 1.74%에 불과하므로, 이를 3~5% 수준으로 상향하여 신소재 개발, 공정 자동화,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 핵심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AI·자동화·R&D 융합 전략은 향후 중국 철강산업이 고효율·저탄소·스마트화된 고품질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녹색 저탄소 전환

철강산업 전 공정을 초저배출 체제로 전환하여 탄소 배출 강도를 근본적으로 낮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전체 생산능력의 80% 이상을 초저배출 설비로 개조·전환한다는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노후 고로의 개보수 및 대체 투자를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동시에 전기로(Electric Arc Furnace, EAF)의 비중을 대폭 확대하여, 기존의 탄소집약적 고로 중심 구조에서 전기로·재생강 중심의 순환형 생산체계로 이행해야 한다. 이는 전력 기반 저탄소 공정의 확대를 통해 탄소 배출 저감과 에너지 효율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 된다. 또한 탄소관리 및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실질적으로 감축·순환·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 전환은 단순한 환경 대응을 넘어, 지속가능한 산업 경쟁력 확보와 국제 탄소규제 대응력 강화라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자원 안보 체계의 구축

국가 차원의 철광석 자원감독체계를 구축하여, 자원 수급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감시할 수 있는 거버넌스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가격 급등, 공급 차질 등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 수급 비상계획을 수립하여, 철강 산업의 생산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해외 광산 투자 다변화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특히 일대일로(一带一路) 참여국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 공동개발 프로젝트 확대, 지분광산 확보를 통해 장기적 원료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국내적으로는 고철 순환 체계를 제도적으로 확립하여, 1차 자원(천연광석)과 2차 자원(고철)이 병행되는 이중 자원안보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해외 조달 다변화와 국내 순환경제 체계의 병행 추진은, 중국 철강산업이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원안보·탄소중립·산업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핵심 전략으로 기능할 것이다.

<참고 자료>

中国钢铁新闻网, 철강산업의 건전하고 질서 있는 발전은 제조업 전반의 발전에 이롭다(钢铁业健康有序发展有利于整体制造业), 2025.6.26

中国钢铁新闻网, 철강산업은 차가운 산업으로 보이지만, 그 배후의 경쟁은 매우 뜨거운 산업이다. 새로운 상황 속에서 중국 철강산업의 발전 양상을 분석하고 연구한다( 钢铁虽“冷”,其背后的博弈却很“热”-新形势下我国钢铁行业发展格局分析与研究), 2025.7.3

中国钢铁新闻网, 장샤오강: 3대 난제 정면 돌파, 기술 혁신으로 신형 철강 생산성 강화( 张晓刚:直面三大短板,以科技创新强化钢铁新质生产力), 2025.10.26

(연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