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정책 리포트] 과거 10년간 포스코와 일본제철 성과 비교 ④
-고급강 확대 및 설비효율화 적극화 필요 -내수시장에 대한 기술적 장벽을 높이는 활동 강화
본 리포트에서는 4회에 걸쳐서 지난 10년간(2014~2024년)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철강사인 포스코와 일본제철의 성과를 비교하고 그 원인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 연재는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장기 침체에 빠진 한국과 일본 철강 시장, 2. 포스코홀딩스와 일본제철(연결기준)의 경영실적은 어떻게 변했나? 3. 포스코홀딩스, 일본제철의 사업부문별 매출 구조 비교 4. 포스코, 일본제철 단독기준으로 살펴본 철강부문의 성과 비교 5. 매출과 수익성에서 일본제철이 포스코를 추월한 이유
6. 시사점 및 결론
지난 2014년부터 2024까지 10년 동안 일본과 한국의 대표 철강회사인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경영실적을 살펴본 결과 그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기적으로는 2020년 이후 일본제철의 성과가 극적인 수준으로 변화되었다. 우선 2020년 이후 연결기준으로 일본제철은 매출액(원화 환산 기준)이 급증하여 급기야 2023년에는 2014년 이후 최초로 포스코홀딩스의 매출을 추월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추세는 2024년에도 계속되었다. 이는 일본제철과 포스코홀딩스 간의 사업구조 차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의 경우 매출의 약 90%가 철강사업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2020년 이후 그룹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한 철강제품의 고가화 전략이 매출 증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포스코홀딩스는 철강사업 비중이 50% 수준에 불과하다. 비철강사업의 성과가 전체 매출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2023년부터 비철강분야 매출이 감소하였고, 이것이 일본제철에 매출 역전을 당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둘째는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단독기준 영업이익률이 양사간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이후부터 2020년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포스코홀딩스가 일본제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일본제철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반등하여 2021년부터는 오히려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률을 추월하였고, 이후 그 격차는 더욱 벌어져 2021년 1.7%p에서 2024년에는 4.9%p에 이르렀다. 그런데 철강사업 단독기준의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2021년까지 포스코가 일본제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고 2022년부터 일본제철에 역전을 당했다. 이러한 단독기준의 영업이익률 추세는 연결기준과 유사하다. 그러나 일본제철이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을 추월한 이후 양사간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단독기준의 경우 1~1.5%p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결기준 격차의 1/3에 불과하다. 이는 포스코홀딩스 비철강사업의 수익성이 철강사업에 비하여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하고,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성을 개선을 위해서는 비철강사업의 성과 개선이 더욱 시급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셋째는 단독기준 철강사업의 성과도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제철은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으로 2022년부터 수익률이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가격을 높게 유지함으로써 판매량 감소에도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2022년에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을 추월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와 같이 일본제철이 최근 포스코의 경영성과를 추월할 수 있었던 것은 수요가와의 가격 협상에 우위를 점하는 적극적인 영업전략이 주효하였다. 그리고 경쟁력을 상실한 노후설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집약화를 통해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원가를 대폭적으로 낮출 수 있었던 것도 영업이익률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했다. 또한 일본제철이 내수에서 고가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엔화의 평가절하로 수입산 가격이 높게 유지되었다는 점과 수입산의 일본 내수시장 점유율이 한국에 비하여 크게 낮았다는 점이 상승작용 하였던 결과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포스코의 경영성과 개선은 우선적으로 국내 수요가와의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영업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수입산의 내수점유율이 높아 철강사가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덤핑 등 불공정하게 수입되는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치 등 무역구제조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의 열연과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는 포스코가 내수시장에서 가격협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포스코는 고급강의 비율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일본제철이 수요가와의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제철만이 가지고 있는 제품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까다롭기로 소문난 토요타자동차와의 가격협상에서 일본제철이 가격을 올려주지 않으면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극단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였다. 포스코도 자사만이 공급할 수 있는 핵심제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가격협상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포스코는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노후설비의 폐쇄와 더불어 설비효율화 투자를 보자 적극화 하여 원가경쟁력을 빠른 속도로 제고해야 한다. 포스코는 일본제철과 달리 공장이 포항과 광양에 집약되어 있기 때문에 공장 전체의 폐쇄는 불가능하다. 다만 각 공장 내에 존재하고 있는 노후설비의 폐쇄를 통해 고정비용을 대폭 줄이고, 나머지 설비에 대해서는 AI 투자 등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활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치들을 통하여 내수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한다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수출비중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전략적으로 내수시장에 대한 기술적 장벽을 높이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미 알려진대로 일본의 철강수입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 이는 일본내에 존재하고 있는 많은 보이지 않는 기술적 장벽들 때문이다. 기술적 장벽에는 KS인증 등 명시적인 것도 있지만, 수요업계와 공동 기술개발 등을 통한 긴밀한 협력 관계, 선도기술제품에 대한 공공구매 우선제도 등 다양한 것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철강업계만이 아니라 수요업계와 공동으로 이러한 기술적 장벽들을 적극 개발하여 국내산 철강재가 우선적으로 채택될 수 있는 환경을 추가적으로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