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망-철근] ‘성수기 무색’···장기 연휴에 멈춘 10월
- 영업일수 절반, 제강사 판매목표 9월보다 4만톤 이상 축소 - 수급 안정세 속 생산계획도 하향···재고 감소 기대는 ‘글쎄’ - 수요 부진에 가격 정상화 난항···관급 변수에도 불확실성 확대
길고 지루했던 비수기를 벗어나며 성수기로 진입했지만, 10월 철근 시장은 예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개천절(3일)과 추석 연휴(4~6일), 한글날(9일)이 이어지는 장기 휴무로 인해 영업일수가 크게 줄어든다는 게 그 이유다. 실질적인 영업 가능일이 절반가량에 불과한 만큼 평년 대비 난항이 예상된다.
장기 연휴에 멈칫한 성수기
통상 10월은 여름철 비수기가 지나고 9월부터 수요가 반등하면서 완연한 가을 성수기에 접어드는 시점이다. 전반적인 실적이 나쁘더라도 상황이 개선되는 흐름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월평균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10월은 77만 8,000톤으로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이후 11월과 더불어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는 다르다. 최장 10일 가까이 이어지는 월초 장기 휴무의 영향으로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낮다. 이는 제강사들의 판매목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국내 8대 철근 제강사들의 10월 판매목표는 약 48만 4,000톤으로 추산된다. 9월 판매실적인 52만 8,000톤보다 4만 4,000톤 가량 적다. 심지어 여름철 비수기인 7월(53만 1,000톤)과 비교해도 4만 7,000톤 부족한 양이다.
수급 상황이나 재고는 9월 말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판매목표가 크게 줄어든 만큼 생산 계획량도 낮아졌다. 구체적으로 철근 제강사들의 10월 생산계획량은 판매목표 대비 1만 3,000톤 적은 47만 1,000톤으로 조사됐다.
올해 제강사 판매목표와 생산계획량 간 격차가 월 평균 1만 8,900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급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수요 부진에 가격 정상화도 난항
주요 제강사들의 가격 정상화 정책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변수로 여겨지고 있지만 상승보다는 약보합이나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둔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수요 기반이 너무 약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고 무엇보다 영업일수가 평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경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그나마 시중 유통가격 상승에 힘을 싣는 요인은 유통향 판매 비중이 높은 제강사가 10월부터 관급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의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10월 철근 시장은 수급과 가격 모두에서 복합적인 변수들이 맞물리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특수성을 살리지 못한 채, 수요 위축과 제한된 영업환경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방향성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그 결과에 따라 연말 시장 전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