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망-철 스크랩] 연휴 이후 수급이 갈림길
- 추석 연휴 이후 출하 공백, 재고·입고 흐름이 핵심 변수 - 제품가 박스권·원가 부담 지속, 매입가 인상엔 신중 기조
9월 리뷰: 가격 조정 속 출하 확대, 재고는 누적
9월 철 스크랩 시장은 대형 연휴를 앞둔 자금 수요가 핵심 변수였다. 공급업체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출하를 늘리면서 제강사 입고량은 단기적으로 확대됐고, 재고는 9월 초 72만 톤에서 월말 85만 톤까지 불어났다.
재고 흐름을 철근 생산 대비 비율로 보면 9월 말 수치는 182%로, 최근 5년 평균(116%)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단순한 재고 증가가 아니라 생산 대비 원료 확보가 과도하게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가격은 약세로 전환됐다. KSSP 기준 중량A 평균가는 9월 초 톤당 36만6,000원에서 중순 36만1,000원으로 조정된 뒤, 월말에는 35만4,000원까지 하락했다. 가격이 내려갔음에도 출하가 늘어난 것은, 공급사들이 더 높은 수준에서 판매하려던 물량을 연휴 전 자금 수요 차원에서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연휴 이후 출하 공백, 입고 둔화 불가피
10월 초 연휴가 끝나면 공급사 출하가 크게 줄어드는 공백기간이 불가피하다. 연휴 직전 자금 수요로 대규모 물량이 소화된 데다, 휴일 동안 수집 활동이 중단되면서 제강사향 입고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연휴 직후 첫 주는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둘째 주부터는 입고 공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단기 물량 부족에 따른 반등 가능성과, ▲짧은 영업일수·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일부 영세업체 덤핑 출하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수익성 압박과 매입단가 인하 신호
철근 유통가격은 9월 말 기준 톤당 70만 원 이하 박스권에 머물며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 반면 제강사들은 이미 높은 단가로 확보한 스크랩을 투입 중이어서 원가 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제강사는 10월 15일자로 매입단가 인하 방침을 공지했다. 이는 단순히 제품 판매 부진 때문만은 아니다. ▲누적 재고 부담 ▲입고 공백을 의식한 선제 조치 ▲수입 대체 물량 확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9월→10월 스크랩 가격은 하락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해 역시 단기 반등 전망이 존재하나, 장기적 상승세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망: 10월 중순 이후 분수령
10월 철 스크랩 시장은 연휴 이후 공백과 제강사 재고 운용이 맞물리며, 중순 이후 수급 변곡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보합 가능성이 우세하다. 재고가 85만 톤으로 과거 평균을 크게 웃도는 만큼, 단순 입고 공백만으로 가격이 급등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많다.
특히 제강사들의 월별 철근 생산 계획을 보면, 25년 9월 기준 47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크게 줄어든 상태여서, 원료 수요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휴 이후 입고가 빠르게 줄고 재고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질 경우, 제강사들이 매입 전략을 재조정할 수 있다. 공급사들은 이를 근거로 가격 인상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시장의 향배는 제강사의 철 스크랩 재고와 입고 흐름에 달려 있다. 중순 이후 수급 균형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에 따라, 보합세 유지와 단기 반등 가능성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