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망-STS] 수익성 사수와 인상분 적용 총력전

2025-10-06     손연오 편집국장

10월 스테인리스 시장은 추석 연휴라는 계절적 공백 속에서도 출하가 인상분 적용과 수익성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분위기가 짙다. 포스코가 10월 출하가격을 톤당 5만 원 올린 데 이어 유통업계 역시 인상 기조에 발맞추고 있으나, 실수요 회복 지연과 연휴로 인한 판매 위축으로 거래 적용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요 업체들이 판매 경쟁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가격 하방 압력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니켈, 공급 과잉 부담 속 제한적 반등

LME 기준 니켈 가격은 10월 초 톤당 약 1만 5,185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최근 한 달간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기본 펀더멘털은 여전히 약세 쪽 압력이 강한 국면이다. 글로벌 공급 확대가 뚜렷한 가운데, 특히 인도네시아 중심의 생산 증가가 시장 과잉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와 맞물려 중국 및 전 세계 배터리 수요 둔화, LFP 배터리 채택 확대 등 구조적 수요 약화 요인도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반등 가능성 요인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RKAB 채굴 허가나 수출 규제를 통해 생산 통제를 검토할 경우 공급 조정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으며, 중국 정부의 전략 비축 확대나 경기 부양책은 수요 측 반등 재료가 될 수 있다. 10월 니켈 가격은 1만 5,000~1만 5,500달러 구간에서 제한적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변동 폭은 크지 않을 것이고, 반등보다는 횡보에 무게가 실린 시나리오가 많은 편이다.

달러 강세·지정학 리스크가 변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 지정학 리스크, 미국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중기적으로는 원화의 반등 가능성도 열려 있다. MUFG는 2025년 4분기 기준 원달러 환율을 1,404.6원 수준으로 전망했으며, 이후 점차 1,380원대 진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렇게 되려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강화, 외국인 투자 유입 증가, 대외 무역 여건 개선 등이 병행돼야 하지만 쉬워보이진 않는다. 

공급 측 인상 기조 유지와 수익성 방어

포스코는 10월 출하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했다. 10월 초 장기 연휴가 이어지면서 스테인리스 업계의 10월 인상분 반영 움직임은 연휴 이후인 13일 주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제조업체 뿐 아니라 유통업계 모두 9월 가격인상분도 제대로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상태다. 원가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연휴 이후 본격적인 영업이 재개될 시점부터 지연된 인상분 및 10월 인상분 적용을 관철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질 전망이다.

여기에 부산철강 회생신청 사건이 업계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채권 관리와 유동성 방어를 우선시하는 과정에서, 단기적 물량 확대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업계 전반의 가격 덤핑 경쟁을 자제시키며, 인상분 정착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입량, 9월에도 4만 톤 대 유지..10월은 소폭 감소 예상

9월 스테인리스 수입량은 약 4.5만 톤으로, 8월보다 소폭 줄었다. 베트남산 물량은 7월부터 두 자릿수 이상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며 급감했지만, 중국과 인도네시아산의 꾸준한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까지  중국과 인니산의 경우 잔여 쿼터가 일부 남아 있지만, 대만산의 경우 거의 소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10월은 중국의 국경절 연휴 영향으로 수입도 9월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 3국 수입도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일본과 말레이시아, 인도에서의 수입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으나, 거래 확대 흐름은 뚜렷하지 않다. 시장 일각에서는 냉연 중심으로 재고가 다소 타이트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속 수요 회복세가 크지 않아 공급 부족감은 쉽게 체감되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내수 가격은 국경절 연휴 직전까지 숨고르기 장세를 보여줬다. 냉연은 강보합세를 보인 반면,  열연은 소폭 약세로 전환됐다. 중국도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글로벌 무역 규제 여파로 수출이 둔화되며, 공급과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중국 스테인리스 선물 가격은 연휴 직전 하락세로 전환됐다. 인도네시아 역시 청산의 오퍼 인상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 수요 부진으로 거래는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10월 시장, 가격인상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간극

국내 시장은 포스코의 두 달 연속 가격 인상에 따른 인상분 적용 기대감과 일부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 등 주요 수요산업의 침체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레이저를 포함한 가공업계의 일감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부실 채권 우려 확산으로 유통 시장 전반의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9월 말의 경우 가격인상에 따른 가수요가 지난 8월보다 크지 않았다. 장기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도 있었으며 9월 초에 워낙 구단가에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목표를 달성한 곳이 늘어난 요인도 있었다. 연휴 이후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판매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경우, 인상분 적용이 다시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10월 스테인리스 시장의 향방은 △실수요 회복 속도 △환율 추이 △공급사 인상 기조 유지 여부 △중국·인니 가격 정책 △연휴 이후 판매 전략에 달려 있다. 공급 측의 인상 시그널은 분명하지만, 이를 실질적 반등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수요 회복이라는 근본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