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CBAM 벤치마크 발표 26년 연기…철강수출 불확실성 커져

2025-10-02     손연오 편집국장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본격적인 재정 부과 단계가 2026년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업계가 주목해온 ‘CBAM 벤치마크’가 2026년 1분기까지 확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한국 철강업체들의 대EU 수출 전략에도 불확실성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 조세관세총국 게라시모스 토마스(Gerassimos Thomas) 국장은 최근 서한에서 “CBAM 벤치마크는 EU 배출권거래제(ETS) 벤치마크를 기반으로 하며, 해당 ETS 벤치마크는 2026~2030년 기간을 대상으로 현재 개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종 채택은 2026년 초가 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내년 1분기 전까지는 CBAM 벤치마크가 공식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CBAM 벤치마크는 수입 철강재의 내재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핵심 지표다. ETS 벤치마크와 연동되는 CBAM 계수를 적용해 무상할당분을 차감한 뒤 실제 부담 비용이 확정된다. 따라서 벤치마크 값이 나오지 않으면 수출업체들은 제품별 부담 비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어, 수출 가격 책정이나 수익성 관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유럽 현지에서는 이미 수입업자들이 불확실성 때문에 2026년 이후 도착 예정 물량을 기피하고 있으며, 일부는 쿼터 초과 관세 25%를 감수하면서도 올해 4분기 내 조기 통관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EU가 현재 세이프가드 대체안을 검토하면서 쿼터 초과 관세를 50%까지 높일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돼, 한국산 철강재에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CBAM 벤치마크 확정이 늦어지면 내년 사업계획 수립 계획에서 수출 대응 전략 마련이 더욱 어려워진다”며 “친환경 제품 개발과 더불어, 향후 EU 규제 방향에 대한 긴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