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판재] 본승부는 연휴 직후

- 열연·후판, 연휴 이후 본격 인상 적용...시중 재고 타이트 - 중국 재고 바닥, 동남아 오퍼價 강세로 유통가 상방 압력 확대 - 냉연도금, 톤당 3~5만 원 인상안 제시...수요 부진이 변수

2025-10-02     박현욱 선임기자

황금연휴를 앞두고 판재 시장은 관망세에 머물렀지만, 열연·후판은 메이커들의 정기 대보수, 해외 오퍼가격 강세, 반덤핑 조사 등 복합 요인으로 여전히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수의 유통업체가 연휴 이후 인상된 가격을 본격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의 관심도 10월 중순 이후로 쏠리고 있다.

지난 몇 달간 가격 방어에 주력해온 냉연도금 업계도 이달 들어 메이커들의 톤당 3만~5만 원 인상안을 기반으로 가격 현실화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은 단계적 인상이나 호가 조정을 통해 ‘가수요’를 유도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열연/후판>
10월 첫 주 열연 및 후판 유통시장은 황금연휴를 앞두고 다소 조용한 일주일을 보냈다. 연휴 이후 승부수를 띄어볼 심산이다.

긴 연휴를 앞두고도 수급 양측 모두 가격 대응에는 나서지 않았다. 수요가와 공급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한 가운데, 유통업계의 가격 인상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 일부 업체는 이미 인상된 가격을 제시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다수의 업체는 연휴 직후 신규 수주 물량부터 인상분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연휴를 앞두고 구매 관망세가 있었지만, 상승 흐름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다”며 “기존 국산 물량은 동가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신규 수주분부터는 인상 가격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강세 요인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정기 대보수 일정에 들어가면서 외판용 열연 공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 메이커들의 설비 보수와 외판 축소로 공급이 비교적 타이트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동남아 열연 오퍼가격이 톤당 520~530달러, 후판이 600~610달러 수준에서 제시되면서 국내 유통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 본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메이커들도 유통가격 인상을 지속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이미 9월 주문투입분 유통향 열연 가격을 인상했으며, 현대제철도 8월과 9월에 이어 10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번 주는 매기가 살아나지 않았지만 시중 재고가 비교적 타이트하고, 메이커들의 가격 인상 기조도 확고하다”며 “최근 동남아 수입재 가격 또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톤당 최소 70만 원 후반대 팔아야 하는 만큼, 이달에도 적극적인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주 열연 유통가격은 정품이 톤당 82만 원, 수입 대응재는 77만~78만 원, 중국산은 75만~76만 원으로 3주 연속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후판은 정품이 90만~92만 원, 수입 대응재가 86만~87만 원, 중국산은 약 85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냉연도금재>
유통가격 지키기에 급급했던 냉연도금 유통업계가 가격 인상을 향한 발걸음을 뗀다.

우선 냉연 메이커들은 이달 고객사들에 톤당 3만~5만 원 수준의 인상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공급자와 수요자 간 입장 차가 커 협상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냉연업계는 제조원가 상승을 주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고객사들은 실질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 폭이 과도하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원재료인 열연 가격의 추가 인상이 예정된 만큼, 냉연 제품의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도 가격 인상 취지와 명분은 이해하지만, 수요 부진을 이유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며 “결국 센터들이 마진을 줄여 대응해 왔지만, 메이커가 공급가격을 올린 만큼 더는 버티기 어렵다. GI, HGI, PO 등 일부 품목은 연휴 전 반드시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상분 중 1만~2만 원을 먼저 반영하고, 나머지는 10월~11월에 단계적으로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적인 가격 인상 성과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지만, 최소한 호가 인상 기조를 통해 가수요라도 유도해 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냉연업계 관계자는 “열연 가격 인상에 따른 냉연 제품 추가 인상 계획이 다시 한 번 나올 경우 다시끔 가수요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수입재 유입이 줄어든 점도 가격 인상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 냉연도금재 유통가격은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코일 기준 국산 CR은 톤당 83만~85만 원, PO는 84만~85만 원, GI는 98만~100만 원 선으로 파악된다.